배신의 아이콘, 부동산투기의 아이콘, 오만방자의 아이콘...정치권에 때아닌 ‘아이콘’ 썰전이 거칠게 벌어지고 있다.

포문은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20일 기자회견에서 투기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손 의원 측 부동산 매입을 투기로 보지 않음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저도 속고 모두가 속았다”며 목포 문화재 거리 주택 및 토지 매입을 부동산투기로 규정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향해 “노회한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보전문가 출신다운(?) 네이밍 공격이었다.

이에 박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손 의원께서 저를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손 의원이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며 “손의원이 내게 2채 샀다는 이야기를 했고 언론에서 9곳을 이야기했을 때까지 그 금액이 얼마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기라고 보지 않았다. 그런데 20여 채에 가깝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선의로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 자신도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아서 사실을 밝히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부동산투기의 아이콘’이라고 맞받자 손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 건너에 아파트 하나 소지해 본 적이 없는 제가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습니까?"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재인 당 대표 배신하고 나가서 당 만들고 안철수 후보 대선 끝나자 바로 배신, 총 겨누고 목포 박홍률 시장, 지지난 지방선거에서 후보공천 직전 배신, 다른 후보 공천하고...어디 이것뿐이겠습니까. 그분의 아이콘급 배신 경지 정도 경력은 쌓아야 어느 분야든 '아이콘'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양자 싸움에 끼어든 이도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전날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손혜원 의원이 박지원 의원에 대해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했는데 손 의원이야말로 ‘오만방자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손 의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호위무사’라 호칭하며 싸잡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