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16강전이 진행되고 있다. 우승후보들이 16강 한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 축구 변방으로 불리는 동남아 나라 2팀이 올라왔다. 그중 베트남은 상승세를 타던 요르단을 꺾고 8강에 올랐다. 태국이 중국에 지면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동남아 나라가 된 베트남. 그들은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동남아 축구는 전세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에서도 그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피파랭킹 100위 베트남이 우승한 것만 봐도 대회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동남아 축구가 최근 중동과 동아시아 축구를 위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베트남이 있다.

아시안컵 역사에서 동남아 나라가 4강에 진출한 건 1976년 태국(당시 최종 3위)이 마지막이다. 이후 43년 동안 동남아 축구는 아시안컵 4강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7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대회에서도 8강에 진출한 팀은 베트남이 유일했다. 당시 토너먼트는 16강이 아닌 8강부터 시작이었다. 베트남은 이라크에 2-0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12년 뒤 베트남이 다시 한번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꺾고 2승 1무르 16강에 진출한 요르단이었다. 지난해 AFC U-23 대회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행을 일궈낸 박항서 감독의 매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베트남은 승부차기 혈전 끝에 4-2로 요르단을 꺾고 8강에 올라갔다. 베트남 역사상 첫 아시안컵 토너먼트 승리였다. 8강 상대는 21일 오후 8시 열리는 일본-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승자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현대 축구 트렌드를 읽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박항서 감독에게 연령별 대표팀까지 맡으면서 23세 이하 대표팀, A대표팀 나누지 않고 모든 선수를 관리하게 했다. 한팀을 이뤄 전술과 팀의 철학을 공유했다. 베트남 국민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지지도 한몫했다.

최근 2년동안 동남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 축구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베트남이 일본-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승자와 8강을 치러 이긴다면 이제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걸 입증할 수 있다. 지금도 충분히 베트남의 실력은 뛰어나다. 신체조건은 중동이나 동아시아 국가에 밀리지만 빠른 발과 과감한 플레이, 체력적인 부분도 좋아 앞으로 얼마나 베트남 축구가 발전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다시 한번 ‘매직’을 쓸 수 있을지, 동남아 축구에 영광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