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국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2019 아시안컵 16강전이 현재 6경기 치러졌다. 이중 중동국가 2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8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의 강호로 불리던 중동국가가 16강전에서 대거 탈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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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한 요르단은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대회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동남아 강호 베트남을 맞아 접전 끝에 패배했다.

중동국가 아랍에미리트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중동 팀들이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좋은 경기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요르단은 베트남의 빠른 역습과 강한 압박에 시달리면서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발휘하지 못했다.

일본을 만난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였다. 사우디는 경기 내내 일본을 압도했다. 일본이 전반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내리며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펼쳤지만 사우디는 일본의 벽을 뚫지 못했다. 경기를 지배했을 뿐 효과적인 공격은 보여주지 못한 채 일본에 끌려갔다.

사우디의 피치 감독이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경기 중 그는 화가난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윽박질렀다. 경기장을 찾은 관객 대다수가 중동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홈 분위기가 났을 것이다. 사우디는 전술적인 경기운영보다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에 중점을 둔 공격으로 일본 수비에 번번히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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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가가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란이 오만을 잡고 8강에 올랐고 아랍에미리트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고전 끝에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연장까지 가면서 키르기스스탄과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중동국가가 못한 것보다는 다른 팀들의 축구 실력이 발전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키르기스스탄은 축구 변방에서 현대 축구 트렌드를 입어 이번 대회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일본, 호주, 이란이 건재한 상황에서 중동국가는 동남아를 비롯한 축구 변방 팀들의 위협을 받게 됐다.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에 집중하는 공격 형태도 문제다. 중동국가 특유의 ‘침대축구’도 이번 대회에서 많이 보이질 않았다. 이기고 있는 경우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제 중동의 남은 국가는 바레인, 카타르, 이라크다. 바레인은 한국을 만나기 때문에 8강 진출이 힘들어보인다.

카타르와 이라크는 서로 맞붙어 둘 중 한 팀만 8강에 오를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만큼 중동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남은 16강 2경기, 8강전에서 중동국가가 반전을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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