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먹방’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영자, ‘맛있는 녀석들’, ‘밥블레스유’ 등 먹방을 콘텐츠로 한 TV 프로그램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1인 미디어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먹방’은 방송가와 유튜브 등의 업계에서 매우 유력한 키워드로 핫하게 떠올랐다. 

범람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홍수 속에서 그들이 먹는 음식에도 소위 말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극강의 매운 음식을 이른바 ‘도전의식’을 가지고 먹어치우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인싸’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송주불냉면’ ’실비김치’ 등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이처럼 SNS에서 택배대란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의 도전을 부추기는 매운 음식들.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스트레스와 고민은 잠시 잊고 다음날 화장실에 들락거려도 포기할 수 없는 중독성으로 당신을 사로잡을 마성의 매운 맛집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숨겨왔던 에디터의 매운 맛집, 모두 네게 줄게~

PICK 1. 매운맛 환장의 콜라보, 남양주 ‘우리집 팔당닭발

서울 근교의 팔당댐으로 드라이브 좀 다녀봤다는 이들이라면 유난히 시크한 인상의 색안경을 착용한 이모님의 얼굴 사진을 내건 이 집의 간판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의 최애 맛집에 빛나는 이곳은 1988년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리에서 2대째 영업 중. 대표 메뉴는 매운 닭발과 매운 오징어 볶음 등으로 상호명은 ‘우리집 팔당닭발’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는 특히 ‘매운 오징어 볶음’ 맛집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엄선된 매운맛은 캡사이신, 목초액, 스모크향 등의 인위적인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최고급 고춧가루만을 사용한 양념으로 맛을 내어 먹을수록 알싸하면서도 개운한 감칠맛이 특징. 에디터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사이드 메뉴는 바로 단독 메뉴로도 손색없을 만큼 쫄깃한 면발에 끝내주는 국물맛을 자랑하는 손칼국수다. 이 집의 오징어 볶음 특유의 매운소스와 함께 만나면 그 시너지가 환상의 콜라보를 이룬다.

매운 양념에 쓱쓱 비벼 면치기를 시전하고 뜨거운 국물을 한 입 머금으면 배가 되는 매운맛 뒤에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에 당신 또한 이곳에 충성하는 단골 고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견딜 수 없는 매운맛에 정신이 혼미하다면 캔참치를 주문해보자. 혀에 단무지를 올려놓는 방법보다 확실한 꿀팁. 실제로 청양고추도 먹지 못하는 매운맛 계의 새싹이었던 에디터의 지인 또한 이 집의 매력에 푹 빠져 ‘헥헥’ 대면서도 찾곤 하니 한번 도전해보자.

PICK 2. 터프한 매운맛에 중독, 잠실새내 ‘무교동 유정낙지’

매운낙지의 성지라고도 불리우는 무교동. 에디터가 어릴 적부터 유난히 매운낙지볶음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무교동 일대를 비롯한 꽤 잘한다는 매운낙지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찾은 맛집이 있다. 이젠 명실공히 우리 부녀를 비롯한 주변 지인들의 단골 맛집으로 자리잡은 ‘무교동 유정낙지’.

그중에서도 엄선해 소개할 곳은 ‘(구)신천’ 지금의 잠실새내역에 있는 잠실점이다. 지점별로 맛의 차이가 있는데 그 중 이곳의 낙지는 유난히 맛있게 맵다. 터프한 매운맛이 느껴지는 통통한 낙지는 그야말로 식은땀이 흐를 만큼 맛있게 맵지만 그 기분좋은 자극이 인공적인 캡사이신 향과는 전혀 다르다.

함께 제공되는 밥과 콩나물에 먹기 좋게 썰어낸 낙지와 함께 양념을 푹푹 떠넣고 참기름 한 방울 ‘또로록-’ 비벼내면 먹고 있어도 먹고 싶은 완벽한 맛의 한 그릇이 완성된다. 시원함이 제법인 백김치로 매운맛을 중화해도 좋지만 이곳에 왔다면 진정한 보물인 낙지계란찜과 낙지파전 또한 추가해보자. “내가 그동안 알던 낙지메뉴는 그저 낙지향 첨가에 불과했구나” 싶을 정도로 튼실한 양을 자랑하는 낙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PICK 3. 핵인싸불냉면? 진짜 화끈함을 보여주마! 잠실새내 ‘해주냉면’

요즘 먹방 크리에이터들을 비롯하여 소위 ‘인싸’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불냉면. 핵인싸인 에디터 또한 진작에 주문해 맛 보았으나 ‘해주냉면’을 아는 이들이라면 재주문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다른 리뷰어들의 비교 포스팅에서도 단연 해주 압승. 이곳을 알게 된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생각나는 화끈한 매운맛은 처음 접하는 지인들도 한결같이 ‘지옥에 온 것 같은 욕 나오는 매운 맛’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궁극에는 ‘해주교’의 신도가 될지어다.

무심하게 담아내는 고명은 투박하게 썰어낸 절인 무와 오이, 얇은 편육 두어 장 계란이 전부인 데다가 면 또한 분식집 퀄리티 아닐까 눈을 의심하게 하는 정말 심플한 담음새. 시각을 자극하는 새빨간 컬러와 미각을 자극하는 굵은 입자의 마늘이 그대로 보이는 이 집의 양념장만으로도 이 냉면은 매운맛 계에 전설이라 일컬어진다.

자신 있는 냉면 전문점답게 흔한 만두조차 없이 비빔냉면, 물냉면 단일 메뉴가 전부다. 셀프로 따라 마실 수 있는 뜨거운 온육수의 맛도 가히 일품인데 후추 맛이 강하게 느껴져 매운 냉면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실제로 이 육수를 사다가 해장을 하는 마니아들 또한 존재한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주머니가 가벼울 때,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매운맛이 필요할 때 당신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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