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여 쓰러진 애완견을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잡아먹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던지고 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4일 인근 마을에 사는 대형견 ‘올드 잉글리시 쉽독’이 차에 치여 쓰러지자 마을회관으로 데려가 잡아먹은 A(73)씨 등 3명을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 사건 개요

경찰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 우석대 인근 시골마을에서 대형견 ‘올드 잉글리시 쉽독’ 8마리를 키우던 B씨는 지난달 26일 그 중 한 마리인 ‘하트(10년생)’를 잃어버렸다. B씨는 종종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던 하트가 돌아오지 않자, 실종 전단을 뿌리며 찾아 나섰고, ‘개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 개를 트럭에 태워 데려갔다’는 증언을 확보해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27일 인근 춘포면 한 마을에 사는 A씨 등 70대 3명이 하트를 트럭에 싣고 데려가는 영상자료를 확보했다. 노인들은 그곳에서 애완견을 도살해 고기 40kg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 처벌 수위는? 경찰 "학대 혐의 적용 어려워"

하트의 주인 B씨는 이에 대해 “숨이 붙어 있는 개를 데려다 잔인하게 도살해 먹은 것이라면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10년을 함께 지낸 아이인데 뼈만 남은 채 돌아왔다”며 “누가 봐도 집에서 기르는 개인데, 죽었다하더라도 주인을 찾아줘야지 먹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다. 일반 개(식용)하고 달라 보였지만, 버리자니 아까워서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 등에게 동물학대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피의자들은 개가 죽은 뒤 이를 들고 와 도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탐문수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게 나온 상태"라며 "만약 사후 개를 가져간 것이라면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 네티즌 반응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견주 B씨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특히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는 걸 알면서도 잡아먹은 이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A씨는 개를 잃어버린 상황과 도살을 당한 과정 등을 상세히 적어 다음 ‘아고라’에 청원글을 올렸고, 1만명 청원 목표에 현재(10월4일 오후 4시 기준) 6883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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