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다. 모두가 무언가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NBA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인 마이클 조던의 말처럼 실패는 누구나 한다. ‘챔피언스’는 현실에서 ‘장애 ’부족‘ ’열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인생 최고의 도전을 통해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챔피언스’는 프로농구 리그의 전술코치인 마르코(하비에르 구티에레즈)가 감독과 싸운 뒤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사회봉사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지적장애인 농구팀 ‘프렌즈’의 감독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페인판 코미디 ‘슬램덩크’라 불리고 올해 오스카 외국영화상 부문 스페인 출품작이었던 ‘챔피언스’는 실제 장애가 있다고 알려진 배우들의 열연으로 ‘할 수 있다’는 인생의 교훈을 따뜻하게 전한다.

마르코는 신경질적인 이기주의자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저능아’ ‘호모’라고 낮춰부른다. 그가 한번의 실수로 ‘프렌즈’라는 지적장애인 농구팀을 맡는다. 그순간 그의 인생은 변하게 된다. ‘챔피언스’는 장애인을 다룬 다른 감동 영화와 흐름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감동을 풀어내는 방식은 남달랐다. ‘챔피언스’에서 프렌즈 팀의 승리는 중요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마크로와 팀원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가까워지는지에 중점을 둔다.

2005년 개봉한 ‘코치 카터’는 전설적인 스타플레이어가 농구부 문제아들을 이끌고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농구라는 스포츠, 남다른 코치, 그가 상대할 팀원들 모두 ‘챔피언스’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다만 지적장애인을 소재로 코믹감동 스토리로 그린 건 색다르다. 영화 속에서 지적장애인 배우들은 하비에르 구티에레즈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그들의 케미만으로도 이 영화는 ‘도전’에 성공했다는 걸 보여준다.

“세상은 작은 사람들이 이룬 성취로 가득하다”라고 마르코 엄마가 이야기한다. NBA에서도 상대적으로 작은 앨런 아이버슨 등 여러 선수들이 리그를 접수했다, 그들에게 키가 문제되지 않았듯 프렌즈 팀원들도 장애는 림 안에 공을 넣는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일반인’과 ‘장애인’ 구별없이 점차 ‘원 팀’이 돼가는 그들을 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다.

‘챔피언스’는 대사와 장면 하나하나가 가슴 깊숙이 꽂힌다. “저 팀을 박살내는 거야”라는 마르코의 말에 “상대를 이기는 게 목표지, 모욕하긴 싫어”라고 팀원들이 대답한다. 그들에게 승리보다 중요한 건 자신과 같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었다. 영화 막판에도 승자와 패자가 나눠진 상황에서 서로 축하해주고 즐거워하며 누가 졌는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장면이 등장한다. 스포츠의 감동은 승리의 기쁨에서 오는 게 아니라 ‘페어플레이’ 정신에서 오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코믹감동 영화답게 이렇다할 기술적인 효과없이도 충분히 이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무기가 존재한다. 누구나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경쟁 속에서 승리에만 집착하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관객에게 흥미로운 대사와 장면들로 전달한다. 왜 스페인이 이 영화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출품작으로 선택했는지 이해가 된다. 러닝타임 1시간 58분, 전체관람가, 2월 7일 개봉.

사진='챔피언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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