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배우 조재윤을 안다. 2003년 영화 ‘영어 완전 정복’으로 데뷔한 이후 숱한 히트작에 출연해왔기 때문. 하지만 배역 이름과 배우 이름이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기억되기는 ‘SKY 캐슬’이 처음이다. 인기를 언제 실감했냐는 말에 “시청자 분들이 캐릭터 이름만 불러 주시다가 ‘조재윤이다!’ 해주시더라”고 털어놨을 정도.

‘SKY 캐슬’ 종영을 앞둔 지난 25일 배우 조재윤을 만났다. 24일 밤 수한이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이른 아침부터 인터뷰에 응했지만 지친 기색보다는 활기가 넘쳤다. “이렇게 많이 사랑받을 줄 몰랐다”는 조재윤의 모습에서 여전히 ‘SKY 캐슬’의 여운이 느껴졌다.

“제가 작년 봄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어요. ‘SKY 캐슬’ 방송 전에 팔로워가 6000명 정도였거든요. 방송 한달만에 16000명,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1년 사이에 늘지 않던 팔로워가 한달 사이에 두배가 늘어난 거잖아요. 그래서 ‘SKY 캐슬’이 정말 대박이 났구나 싶었죠. 드라마 인기를 실감한 게 매번 캐릭터 이름만 기억해주시다가 ‘조재윤이다!’ 해주시니까요. 이제 지방 촬영 가서 작은 읍내 식당을 가도 아주머니들이 알아봐주세요. ’이게 뭐지’ 할 정도에요”

방영일 뿐만 아니라 재방, 3방에도 ‘SKY 캐슬’은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 파급력이 남달랐다.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종회로 갈수록 ‘파죽지세’, 식지 않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걸출한 성인 연기자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을 연기한 아역 연기자들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인터넷에는 숱한 ‘짤’이 생성됐다.

“저는 짤 올라온 거 중에 한서진이 곽미향으로 밝혀지고, 진진희가 대들기 시작하면서 둘이 싸우는 신이 있었어요. 곽미향이 뒤에서 잡아당겨서 진진희 눈이 쭉 찢어지잖아요. 그 바로 다음신이 소파에 뻗는 건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또 혜나가 죽고나서 부모들이 모여 싸우는 신이 재밌었어요. 내가 욕먹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내 아이가 욕먹는건 못참는 거잖아요. 그게 진정 인간 본연의 모습이 아니였나 싶어요”

진진희(오나라)와 우양우(조재윤), 그리고 아들 수한이(이유진)의 집은 캐슬 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사람냄새 나는 가정이었다. 배우들간의 케미도 좋았고 시청자들의 애정도 남달랐다. 하지만 정작 연기하는 배우들 입장에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SKY 캐슬’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봤을 때 자칫 ‘튀는’ 설정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

“호흡 조절이 쉽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저랑 오나라씨 캐스팅부터 유일하게 유쾌하고 활발한 집이라고 말씀은 해주셨어요. 고민이 많았죠. 자칫 슬랩스틱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진짜 부부처럼 해보자고 했어요. 제가 ‘찐찐’을 제안했더니 오나라씨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캐슬에서 같은 식탁에 있어도 서로 먹여주고 하는 집은 수한이네 밖에 없어요. 우양우와 우수하는 진진희가 ‘이거 입어’하면 따르는 캐릭터로 생각햇어요. 그래서 잠옷도 수한이랑 저랑 커플룩으로 구해서 맞춰 입혔어요”

오나라와 찰떡같은 케미에는 개인적인 친분도 크게 한 몫을 했다. 감독과 작가가 “조재윤, 오나라씨가 잘할 거 같다”며 두 사람의 롤을 믿고 맡겼을 정도.

“둘이 원래 친구다보니까 대화도 하고 많은 부분을 준비했어요. 서로 같은 브랜드로 커플링을 맞춰서 끼기도 했어요. 보시는 분들은 포착 못하셨을 수도 있지만 수술 하러 들어가는 신에 우양우와 진진희가 손을 맞잡는 모습이 있어요. ‘우리가 하나다’ 이런 의미죠. 그런 지점에서 다 약속을 하고 캐릭터를 구축한 거에요. 대사는 작가님이 워낙 완벽하게 써주셔서 조사나 이런걸 바꿀 필요가 없었어요. 감독님도 최대한 바꾸지 말고 가자고 하셨구요. 대신 호흡적인 부분에 있어서 변화를 준 거죠”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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