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배우들은 많지만 알찬 필모그라피를 가진 배우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07년 영화 ‘여고생이다’를 시작으로 독립영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졸업여행’, ‘잉투기’ 그리고 출세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까지. 이토록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리던 류혜영이 길다면 긴 공백을 가지고 채널 올리브의 첫 드라마 ‘은주의 방’으로 시청자들 곁에 돌아왔다.

12월 일찍이 촬영을 마치고 한달간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류혜영은 “떠날 때 촬영한 거 다 잊고 오자 했거든요. 하와이에 ‘은주의 방’ 기억을 다 놓고왔어요”라고 털어놨다. 드라마 종영은 촬영 종료 시점으로부터 한달도 더 지난 1월 22일이었다. 그간 류혜영은 강행군을 마친 몸과 마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한 듯 밝은 표정이었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된 ‘은주의 방’은 셀프휴직녀가 된 은주(류혜영)가 셀프인테리어를 통해 망가진 삶을 회복해나가는 인생 DIY 드라마다. 앞서 ‘잉투기’, ‘응답하라 1988’ 등 비교적 강한 이미지의 배역을 내려놓고 평범한 본인 또래의 얼굴을 그렸다. 드라마로는 첫 주연작, 부담도 있었겠지만 나름의 도전에 성취감을 전했다.

“처음으로 주인공을 한 작품이 따뜻한 내용이어서 감사했어요. 일주일에 한번만 방송되는 작품이라서 오히려 더 여유를 가지고 감도님, 그리고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만들어간 거 같아서 너무 좋아요.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었어요”

대중에 이름을 알린건 드라마였지만 사실 류혜영은 영화배우로 첫 단추를 끼웠다. 매주 분량을 만들어나가는 드라마보다 영화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나 체력적인 부분의 부담이 덜하지만 류혜영은 “밤도 새고, 잠 못자면서 촬영가는 게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저한테는 즐겁기만 했어요. 일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은주의 방’은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노란구미 작가의 동명의 원작이 존재한다. 류혜영은 시나리오를 받고부터 웹툰을 정주행 했다며 “저는 시즌1이 좋았어요. 은주가 한발짝 더 나아간 느낌,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서 한발짝 나아간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웹툰 시즌1에서 받은 느낌이 드라마를 통해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시작했던 거 같아요”라고 출연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그렇다면 류혜영은 심은주의 성장을 어떻게 느꼈을까. 류혜영은 “일에 대한 성장, 친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성장, 사랑에 대한 성장으로 나눠진다고 생각했어요. 6부까지 일,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면 뒷부분에는 친구 혜진이와의 관계 그리고 민석이와의 사랑이 중점적으로 그려진다고 여겼어요”라고 명쾌하게 성장했다.

심은주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역시 19년 남사친 서민석(김재영)과의 러브라인이었다. 정작 류혜영은 “저는 19년 남사친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 같아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는 어렸을 때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렇게 오래된 여사친도 없거든요. 19년기 남사친은 어떤 느낌일까? 감히 상상이 안됐어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가족같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판타지라고 생각한 게 19년 뒤에 친구 사이에 이런 감정이 생긴다고? 일이 벌어져서 끝났거나 또다른 가족이 만들어졌거나 둘 중 하나지 않을까 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민석군(김재영)과도 했어요”

류혜영은 김재영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어색한 걸 못 견뎌하는 성격이라 편하게 대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고. 류혜영은 “김재영씨가 감사하게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빨리 친해진 거 같아요. 그래서 남사친, 여사친의 케미가 빨리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재영 배우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그런 거 같아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드라마가 심은주라는 한 인간의 성장을 주제로한다면, 셀프 인테리어는 소재로 작용했다. 류혜영이 직접 셀프인테이러를 하는 장면도 촬영했으니 자연스레 관심사로 옮겨갔다.

“저는 의식주 중에서도 주에 대한 로망이 있고 관심이 있는 편이거든요. 평소에도 인테리어 관련 영상이나 잡지, 자료같은 것들을 많이 찾아보고 즐겨봐요. 이번에 셀프 인테리어 꿀팁 영상을 찍으면서 직접 경험하게 됐고, 그런 방법이나 기술같은 것도 조금은 알게됐어요. 지금은 월세라서 셀프 인테리어가 불가능하지만 이번에 촬영하면서 세면대 교체하는 법을 배워서 올봄에 친구집 세면대를 교체해주기로 했어요. 벌써 기대가 되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눈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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