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를 맞이해 각 공연 제작사와 극장들이 올해 라인업을 발표한 가운데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품은 무엇일까? 스테이지톡에서 관객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관객들은 창작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 ‘팬레터’와 라이선스 뮤지컬 ‘킹아더’, ‘헤드윅’, 내한 뮤지컬 ‘라이온 킹’,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더 헬멧’을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9일부터 14일까지 스테이지톡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2019 기대작’ 조사는 올해 개막하는 연극, 창작 뮤지컬, 라이선스 뮤지컬을 초·재연으로 나눠 조사했으며 지난해와 달리 내한 뮤지컬 공연 항목이 추가됐다. 응답자에게는 각 항목당 최대 세 작품까지 중복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 2019년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호프’ ‘팬레터’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 ‘호프’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초연작으로 뽑혔다. 30년간 이어진 카프카 유작 반환 소송 실화를 모티브로 한 ‘호프’는 원고를 지키느라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호프의 삶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조명한다. ‘호프’는 아르코 한예종 뮤지컬창작아카데미 4기 출신의 강남 작가, 김효은 작곡가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신입답지 않은 탄탄한 대본과 음악이 눈에 띈다. 2018년 공연예술 창작 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관객을 만났던 ‘호프’는 평단과 관객에 호평을 받았고 3월28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본 공연에 들어간다.

2019년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초연작 2위에 선정된 뮤지컬 ‘파가니니’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렸던 파가니니의 삶과 음악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는 HJ컬쳐의 신작.

서울예술단이 올해 첫선을 보이는 ‘신과 함께_이승편’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집을 지키는 가택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한편,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던 조선 시대 시인 허난설헌을 조명한 ‘난설’과 EMK뮤지컬컴퍼니가 ‘마타하리’ ‘웃는 남자’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대극장 창작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각각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초연작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라이브 제공

소설가 지망생 세훈이 보낸 팬레터 한 통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팬레터’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재연작 1위에 뽑혔다. ‘팬레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무대화 가능성이 있는 창작 뮤지컬을 발굴·지원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1을 통해 발굴된 작품. 11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세 번째 공연을 맞는 ‘팬레터’는 서정적인 음악과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 묘사로 2016년 초연 이후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받았으며 작년에는 대만 타이중 국가가극원에 초청돼 공연하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 재연작 2위는 김광석의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차지했다. ‘그날들’은 청와대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20년 전 ‘그날’의 미스터리를 그렸다. 3, 4위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에 돌아갔다. 3위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다룬 ‘윤동주, 달을 쏘다’, 4위는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차지했다. 5위는 시인 백석과 자야의 이야기를 그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게 돌아갔다.

# 2019년 가장 기대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킹아더’ ‘헤드윅’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 ‘킹아더’가 올해 공연 예정인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킹아더’는 전설의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은 아더가 즉위한 후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으며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 이번 한국 초연은 원작 뮤지컬의 장점과 그간 다수의 뮤지컬을 제작한 알앤디웍스의 경험을 십분 살린 논-레플리카 형식으로 제작된다. ‘킹아더’는 오는 3월 14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로 유명한 ‘아메리칸 사이코’가 근소한 차이로 올해 가장 기대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 2위에 뽑혔다. 작품은 1980년대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젊고 잘나가는 은행가가 밤마다 살인마로 돌변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3위는 임종을 앞둔 허풍쟁이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를 그린 ‘빅 피쉬’에게 돌아갔다. 한편 4위에 오른 ‘시티 오브 엔젤스’는 194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자신의 탐정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현실과 영화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매 시즌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한 ‘헤드윅’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재연작 1위에 선정됐다. 작품은 동독 출신의 트렌스젠터 록 가수 헤드윅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실제 콘서트처럼 진행되는 뮤지컬은 주인공 헤드윅의 진솔한 이야기와 무대 위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록 사운드가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브로드웨이의 살아있는 전설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 ‘스위니 토드’가 올해 가장 기대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재연작 2위에 뽑혔다. ‘스위니 토드’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아내와 딸을 잃은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잔인한 살인자가 돼 복수한다는 내용의 스릴러 뮤지컬. 3위는 사교계의 유명 인사와 결혼한 ‘나’가 남편과 그의 저택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 ‘레베카’가 차지했다.

4위 ‘시라노’는 탁월한 시인이자 검객이지만 볼품없는 코 때문에 사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시라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017년 국내 초연됐다. 동명 오페라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아이다’는 5위에 올랐다. 이집트를 배경으로 조국과 사랑 사이에 엇갈리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아이다’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버전의 마지막 공연이 될 예정이다.

# 2019년 가장 기대되는 내한 뮤지컬 ‘라이온 킹’

사진=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라이온 킹’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내한 뮤지컬로 꼽혔다. 숙부의 음모로 아버지를 잃은 심바가 왕위를 되찾는 여정을 그린 ‘라이온 킹’는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무대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받는 작품. ‘라이온 킹’이 국내에 원어로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첫 인터내셔널 투어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라이온 킹’은 대구에 이어 현재 서울에서 공연 중이며 오는 4월에는 부산에서 개관하는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의 개관작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2위는 잭 블랙이 출연했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스쿨 오브 락’이 차지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음악에 참여한 ‘스쿨 오브 락’은 우연히 교사가 된 남자가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해 음악으로 교감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스쿨 오브 락’은 오는 6월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며 9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댄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3위에 올랐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동화에서 벗어나 현대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강인한 남성 백조를 등장시켜 기존 ‘백조의 호수’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작품. 지난 2010년 공연 후 9년 만에 재공연한다. 4위는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 한 ‘플래시 댄스’가 차지했다. 지난해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폐막작으로 소개된 바 있다. 한편 2명의 가수가 노래하는 가운데 열정적인 댄스 장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이는 ‘번더플로어’가 5위를 차지했다.

# 2019년 가장 기대되는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더 헬멧'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극 초연작 1위에 뽑혔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남성이 집안일과 육아를 책임지고 여성이 모든 경제활동을 담당하는 ‘이갈리아’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 연출을 맡은 김수정 연출은 작품을 통해 사회 안에서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지난해 두산아트센터에서 워크숍 공연으로 먼저 소개됐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태어난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그린 ‘오이디푸스’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극 초연작 2위에 뽑혔다. 지난해 ‘리처드 3세’를 함께 공연했던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 황정민 배우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무차별적인 마녀재판으로 피폐해진 세일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련’이 연극 초연 기대작 3위에 올랐다. 한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에서 자신의 찾기 위해 집을 떠났던 노라가 15년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인형의 집 Part2’, 제주 4.3사건을 다룬 ‘잃어버린 마을’이 각각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극 초연작 4, 5위에 올랐다.

사진=아이엠컬쳐 제공

‘하얀 헬멧’이라는 주제로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풀어낸 연극 ‘헬멧’이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극 재연작 1위에 올랐다. 작품은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알레포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데 알레포와 서울은 또다시 빅룸과 스몰룸으로 공간이 분리된다. 같은 날 같은 배경에서 동시에 두 가지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관객은 자신이 선택한 공간의 이야기만 볼 수 있다. 총 4가지 공연으로 이루어진 ‘헬멧’은 독특한 구성으로 초연 당시 화재를 불러일으켰다.

엄격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금서인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며 자유와 희열을 느끼는 네 남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알앤제이’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극 재연작 2위에 올랐다. 또 1958년과 현재를 오가며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프라이드’가 3위, 네 친구의 10년을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을 담아낸 ‘나쁜자석’이 4위, 명문 대학 입시 준비반 학생들과 그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는 두 선생님과의 관계를 다룬 ‘히스토리 보이즈’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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