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서 이어서...

공효진에게 힘을 주는 동료들이 있다. 엄지원, 손예진 등 절친 여배우들이다. 공효진은 힘들거때나 기쁠때나 항상 그들의 위로와 칭찬을 받았다. 이번 ‘뺑반’ 개봉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을 향한 공효진의 애정을 컸다.

“여배우 단톡방이 있어요. ‘뺑반’을 보고 괜히 ‘자랑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같은 여배우끼리 조언도 받고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 거 같아요. 시연이란 캐릭터가 가진 폭발적인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나 봐요.”

공효진이 20년 동안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라고 답한다. 가장 기억남는 칭찬을 묻는 질문에 공효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야기를 꺼냈다. 공효진의 표정이 그 순간 달라졌다. 정말 사람이 누군가에 감사할 때 나오는 표정으로 말이다.

“드라마 ‘파스타’ 할 때가 생각나네요. 정말 잠 잘 시간도 없었어요. 방송 연장하자고 해도 못한다고.(웃음) 막상 방송보면 재미있어서 연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시청자분들의 리뷰는 감동 그 이상이었죠. 가장 기억나는 리뷰가 ‘고맙습니다’였어요.”

“어떤 리뷰는 ‘당신 덕분에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져 다시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였는데 정말 큰 힘이 됐죠. 사람들에게 ‘힐링드라마’로 불리는 작품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까지 드라마에서는 실망스럽게 끝낸 작품이 없어요. 그런 경험이 없어 두렵기도 하죠.”

쉼없이 달려온 공효진은 누가봐도 지칠만했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할 때는 이 한 몸 바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작품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이게 ‘공블리’로 불리는 진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최근 자수에 빠져있어요. 아무 옷이나 붙잡고 바느질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제가 장비욕심이 있어서 각양각색 실타래만 보면 괜히 뿌듯해져요. 심심할 때는 ‘요리중독’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해요. SNS로 다른 사람 사진을 구경하는 것보다 게임하는 게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래도 게임을 조금만 해야겠죠?(웃음)”

“요즘은 사생활이란게 없어요. 영화 홍보하고 촬영하는 동안 그냥 저를 놔주기로 했어요. 일하는 동안은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라고 생각해요. 팬들을 위해서 이 몸 바쳐야 하니까요. ‘뺑반’ 무대인사를 가면 준열이와 정석씨 팬이 많더라고요. 기범이도 마찬가지였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저는 괜히 눈을 부릅뜨고 제 팬을 찾기 시작해요.(웃음)”

‘뺑반’으로 새로운 장르에서 여태껏 하지 못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제 공효진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공효진은 배우로서 가까운 목표를 찾기 보다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배우라는 직업을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데뷔 20년차, 이는 공효진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20년 동안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힘을 받고 연기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의 팬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출연한 작품만으로도 좋아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이 직업을 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면 계속 할 수 없어요. 관심받고 칭찬받으면 배우로서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거든요.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니 배우는 지루할 틈이 없는 직업이죠. 그만큼 배우라는 직업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

“예진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게 참 많아요. 예진이한테 ‘오래 일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자기는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이 일은 퇴직이 없다고.(웃음) 농담이었지만 예진이가 배우로서 노력하는 걸 보면 나이가 한 살 더 들어갈수록 새로운 연기를 시도하고 더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에게 ‘배우’는 인생 전부였죠. 저도 앞으로 그런 마인드로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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