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가를 강타한 ‘극한직업’이 1월 23일 개봉 이후 15일 만인 2월 6일 오후 12시25분 누적관객수 1000만3087명을 기록하며 천만 돌파에 성공했다. 한국영화 최다관객을 모은 ‘명량’은 개봉 12일째, ‘신과함께-좌와벌’과 ‘신과함께-인과연’은 14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세 작품에 이어 ‘극한직업’이 최단 기간 1000만 등극 3위를 차지하게 됐다. 설 연휴동안 하루에 1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이 2019년 첫 천만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비법을 알아본다.

# 진지한 형사범죄물은 가라, 이제는 코미디!

천만 영화 중 ‘도둑들’ ‘베테랑’은 형사범죄물로 개성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형사범죄물이라고 하면 진지하면서도 어두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작품이 다수였다. ‘도둑들’ ‘베테랑’은 그 틀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느와르, 케이퍼 무비 느낌을 지울 순 없었다.

‘극한직업’은 다르다. 마약반 5인방의 치킨집 위장창업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로 일관해 보여줬다. 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형사라는 느낌보다는 ‘소시민’에 가까운 모습을 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개봉부터 설 연휴까지, ‘황금 일정’ 노리기 성공

‘극한직업’은 1월 23일 개봉해 개봉 3주차인 설 연휴에 대박을 터뜨렸다. 하루에 100만 관객 이상이라는 유례없는 일일 스코어를 기록하며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5일이었다. 그만큼 관객들이 영화를 볼 시간이 충분했다. ‘극한직업’의 성공은 무엇보다 2016년 설 연휴와 비교된다.

2016년 2월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개봉 첫날 50만 관객을 돌파했고 둘째날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개봉 첫주부터 설 연휴를 맞이한 ‘검사외전’은 약 100만 정도의 일일관객수를 기록하며 ‘천만 영화’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 당시에도 설 연휴는 2019년과 똑같이 5일이었다.(대체휴일 포함, 요일 같음) 강동원의 ‘붐바스틱’ 패러디 열풍까지 낳았지만 설 연휴 이후 ‘검사외전’ 관객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며 천만 돌파에 실패했다.

반면 ‘극한직업’은 달랐다. 개봉 1~2주차에 꾸준히 흥행하더니 3주차인 설 연휴에 대박을 터뜨렸다. 설 연휴 전 2주동안에 관객들의 입소문이 퍼졌고 영화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이 설 연휴를 맞아 ‘극한직업’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설 연휴에 바로 개봉한 ‘검사외전’과는 다른 효과를 냈다. 결국 2주동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입소문을 낸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 ‘치킨’ ‘맛집’, 실생활 밀접한 공감 소재

코미디도 보고듣는 사람이 이해해야 웃기는 법이다. ‘극한직업’은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관객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바로 그 소재는 ‘치킨’과 ‘맛집’이었다. 치킨은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대표 음식이다. ‘혼닭’ ‘1인1닭’ 등 다양한 신조어가 나왔고 ‘닭가슴살’ 열풍도 있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치킨집 인수, 치킨을 만드는 과정 또한 관객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맛집으로 대박난 ‘수원왕갈비통닭’을 소재로 해 SNS를 통한 맛집 열풍, 예능에서 등장한 맛집, 먹거리 밀착취재 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특히 젊은 관객들에게 관심 끌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형사들의 수사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치킨, 맛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점도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 ”신파가 뭐죠?“ 코미디로 시작해 코미디로 끝난다

‘극한직업’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라는 것이다.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인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과속스캔들’ ‘수상한 그녀’ 모두 결말부분에는 ‘신파’ 요소가 들어가있었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신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번도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관객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신파에 지겨워하는 관객들의 몫도 컸다. 천만 영화를 보면 ‘명량’ ‘신과함께’ 시리즈, ‘국제시장’ ‘택시운전사’ 등 이른바 ‘감동’ 코드가 존재했다. ‘극한직업’ 속에서 소상공인들의 서러움, 가족을 지키지 못한 형사 등의 이야기가 뼈 있는 유쾌함으로 풀어내져 더욱 웃음을 유발했다. 감동 코드 없이도 천만을 달성할 수 있다는 걸 ‘극한직업’은 보여줬다.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극한직업’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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