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가 ‘시그널’ 이후 3년만에 ‘킹덤’으로 돌아왔다. 기존 TV드라마 플랫폼을 떠나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Netflix)와 손을 잡았다. TV드라마와 가장 크게 다른 차이라면 바로 다국적인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다는 것.

“외신 헤드라인 정도는 해석이 되는데 안에 내용은 잘 몰라요. 중고등학교때 그래서 영어를 가르쳤나봐요. (웃음). 굉장히 떨리기도 해요. 저는 한국 시청자 분들을 위해서 내가 잘하는걸 하자 싶었거든요. 그래서 외국 시청자 반응을 보면 떨리고, 긴장되고, 부담도 되고, 희안하다 싶게 느껴지기도 해요”

‘킹덤’의 성공 여부는 일반 TV드라마처럼 수치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시청률이 나오는 것도 없고, 넷플릭스 측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해당 콘텐츠 클릭수를 알 수도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궁금하지만 작가나 제작진 입장에서는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숫자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같이 만든 사람들이 어떻게든 (수치화된 뷰를) 알아보려고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데 보안이 철통같더라고요. 인상적인 피드백은 가족들이었던 거 같아요. ‘킹덤’이 청불이라 제 아이들은 못 봤고요, 호주에서 지내고 있는 조카가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왕자가 멋있대요”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통해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체험해본 선구자가 됐다. 올해 넷플릭스는 ‘킹덤’ 외에도 ‘좋아하면 울리는’, ‘첫 사랑은 처음이라서’ 등 한국 제작진과 함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선두에 김은희 작가가 선 셈이다.

“넷플릭스를 선택했다기 보다 ‘킹덤’이라는 드라마를 영상화하고 싶었어요. 이 기획을 이야기할 때마다 좋은 반응을 못 얻었거든요. 어쩌다 넷플릭스 어떤 직원분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미팅을 했는데 ‘넷플릭스라면 이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넷플릭스 측에서 가능하다고 해서 ‘드디어 할 수 있게 됐구나’ 싶었던 거 같아요. 지금 만들어진 ‘킹덤’을 공중파에서 튼다고 생각하면 힘들다고 생각되거든요”

‘킹덤’은 이질적인 소재가 만나 완성됐다. 극중에서 ‘좀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서구의 크리처인 좀비를 모티프로 역병 환자들이 만들어졌고, 이들이 군주로 대변되는 조선시대를 잠식시키기 시작한다. ‘왜’ 라는 질문에 김은희 작가는 작의를 전했다.

“조선시대는 유교적인 가치관이 지배적이잖아요. 신체발부 수지부모라고 하잖아요. 이런 사회에 좀비가 들어오면 아이러니 하겠다 싶었어요. 계급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기도 했어요. 양반이 좀비가 된다면 몸을 훼손할 수 있을까? 계층만의 문화가 확실한 시대잖아요. 좀비가 되면 신분을 떠나서 사람들이 한 덩어리가 된 느낌을 받았어요. 오히려 평등하고 평화로운 시대같은 느낌이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작가가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김은희 작가가 보는 넷플릭스 콘텐츠도 궁금했다. 가장 먼저 김은희 작가가 언급한 것은 수잔 비에르 감독과 산드라 블록의 만남으로 화제가된 ‘버드박스’였다.

“미드 ‘힐 하우스의 유령’의 설정도 너무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아시는 ‘나르코스’, ‘왕좌의 게임’ 도 재미있게 잘 봤고요. 한국드라마는 ‘SKY 캐슬’을 이제 보기 시작했거든요. 열심히 보려고요. 조현탁 감독님이랑 예전에 ‘위기일발 풍년빌라’라는 작품을 같이 한 적이 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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