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진=화승 로고

7일 업계에 따르면 화승은 1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2월 1일에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채권 추심 등을 막는 조치다.

화승은 르까프와 케이스위스, 머렐 등 3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생산, 유통하는 회사다. 1953년 ‘기차표 고무신’을 생산한 동양고무공업을 모태로 하며 회사가 급격하게 커진 건 1978년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면서부터다.

1980년 사명을 화승으로 바꾼 뒤 1983년 시작한 교복 자율화를 통해 내수시장 확대로 화승은 큰 성공을 거뒀다. 1986년 나이키와 제휴를 종료했으나 자체 브랜드 르까프를 내놓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가 2005년 화의(파산 예방 목적으로 채무 정리에 관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맺는 강제계약)에서 졸업했다.

사진=연합뉴스

2010년대 중반 아웃도어 열풍이 식고 주력 브랜드인 르까프가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메가히트 브랜드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2015년엔 화승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화승은 현재 산업은행과 KTB PE(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서진, 유연석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올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면서 라이센스 브랜드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됐다.

한편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납품업체 대표들은 지난 6일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크고 작은 업체들이 받을 돈을 합하면 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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