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포크록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오늘(13일)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작가라기보다 가수로 알려진 인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올해 노벨상의 주인이 모두 가려졌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이며,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각 분야별 수상자를 알아본다.

 

출처/flickr.com

◆ 노벨문학상- 밥 딜런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 덜루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963년 앨범 '더 프리휠링 밥 딜런'을 성공시키며 저항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등의 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정치와 사회, 철학, 문학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한 깊이 있는 가사로 '음유시인'으로 불려왔으며, 수년 전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점쳐져 왔다.

 

◆ 노벨생리의학상-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 연구에 매진한 일본 학자 오스미 요시노리(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퇴화한 단백질, 소기관을 재활용하는 오토파지 현상 연구로 질병 치료의 길을 한층 더 열어놓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퇴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오토파지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신경난치병과 암, 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오토파지 현상이 발생하는 과정과 제어 유전자를 밝혀내면 이 같은 신경난치병을 치료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후 오토파지를 제어하는 유전자와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수상으로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벨물리학상- 사울레스·홀데인·코스털리츠 3인

'별난 물질'(exotic matter)의 연구 방법론을 개척한 데이비드 사울레스(82·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 덩컨 홀데인(65·프린스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73·브라운대 교수) 등 영국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1970∼1980년대부터 별난 물질의 상태 및 위상 문제를 꾸준히 연구함으로써 물리학은 물론이고 전자공학 발전 가능성을 한층 넓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는 물질의 미스터리를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돌파구를 마련했고 혁신적 물질의 발전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고안해냈다"며 "응집물질물리학 연구를 진흥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전자공학과 초전도체 및 미래 양자컴퓨터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초전도성이 낮은 온도에서 일어날 수 있고 높은 온도에서는 사라질 수 있다는 위상전이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노벨화학상- 소바주·스토더트·페링하 3인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인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를 개발한 프랑스 출신 장 피에르 소바주(72·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명예교수), 영국 출신 프레이저 스토더트(74·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네덜란드 출신 베르나르트 페링하(65·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 등 유럽 과학자 3명이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개발했다"며 이들이 개발한 분자기계는 "새로운 물질, 센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자기계는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기계적 움직임과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기계적 움직임을 분자 수준에서 구현하기 위해 설계된 개별 분자 혹은 분자 집합체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분자를 개발했고, 이 분자들은 에너지가 가해질 경우 특정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컴퓨터의 발달은 소형화 기술이 어떻게 혁명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연구는 화학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벨평화상-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콜롬비아의 반세기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이끈 후안 마누엘 산토스(65) 콜롬비아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1964년 농민 반란으로 시작돼 52년간 콜롬비아에서 계속된 내전에 사실상 마침표가 찍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0년 이상 계속된 내전을 끝내려는 산토스 대통령의 확고한 노력을 인정해 평화상 수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토스 대통령은 한때 콜롬비아 정규군을 이끌고 반군 토벌에 앞장선 강경파에서 평화협정을 주도한 온건파로 변신해 내전을 해결한 정치 지도자다. 2010년 평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2년 11월부터 자신의 정치생명을 평화협정 타결에 걸고 쿠바 아바나에서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노벨경제학상- 올리버 하트·홀름스트룀 2인

올리버 하트(68·영국)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67·핀란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영광을 차지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기 위한 포괄적인 틀인 '계약이론'(contract theory)을 발전시켜왔다”며 "현대 경제는 수많은 계약으로 이뤄져 있다. 하트, 홀름스트룀 교수가 만들어낸 도구는 실생활의 계약과 제도들을 이해하고 계약을 고안할 때의 함정을 이해하는데도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용주와 근로자, 회사와 고객이 거래할 때 어떻게 최선의 계약서를 쓰는지, 계약을 통해 당사자들이 상호이익을 어떻게 보장 받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학자의 계약이론은 최고경영자(CEO)의 성과연동형 보수, 보험에서의 세금 공제금과 고용인 부담분,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분석하는 틀로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사진= 스웨덴 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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