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유명 포크록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오늘(13일)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다”며 “지난 5천년을 돌아보면 호머와 사포가 귀를 자극한 시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고, 밥 딜런도 마찬가지"라며 다소 의외였던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작가라기보다 가수로 알려진 인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이며,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 덜루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네소타대를 중퇴한 후 뉴욕으로 건너가 연주를 시작했고 자신의 음악적 우상이던 포크가수 우디 거스리를 만나 큰 영향을 받았다.

1962년 콜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첫 앨범 '밥 딜런'으로 데뷔했으며 이듬해 두 번째 앨범 '더 프리휠링 밥 딜런'(The Freewheelin' Bob Dylan)을 성공시키며 저항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원 모어 컵 오브 커피'(One more cup of a coffee),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 등의 곡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 저항가수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유명

전통적인 어쿠스틱 포크송으로 출발했다가 1965년부터 일렉트릭 사운드를 선보여 포크 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1994년 이후 6권의 드로잉 관련 책을 펴냈으며, 유명 갤러리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정치와 사회, 철학, 문학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한 깊이 있는 시적인 가사로 '음유시인'으로 불린 그는 대중음악 가수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에는 자서전 '크로니클스'(Chronicles·한국 번역본 '바람만이 아는 대답')를 펴냈다. 이 책은 2004년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했다.

이후 2008년 "특별한 시적 힘을 가진 작사로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 공로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도 점쳐지긴 했지만 올해 케냐 소설가 응우기 와 티옹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돼 이번 수상 결과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사진=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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