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에서 감동을 주는 스포츠 영화들이 있다. ‘불의 전차’는 달리기로, ‘록키’는 복싱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핸드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자전차(자전거) 하나로 일제강점기 조선인에 자신감을 실어준 엄복동의 이야기를 펼친다. 모든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자전차왕 엄복동’이 주는 교훈은 ‘포기란 없다’였다.

# 1PICK: 7년 만에 한국영화 컴백, 정지훈의 팔색조 연기

정지훈은 2012년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 이후 7년 만에 한국영화로 돌아왔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자전차왕 엄복동’이었다. 무대에서는 강렬한 포스를 뿜어내며 단숨에 팬들을 사로잡았고 액션영화를 통해 남성미를 보여줬다. 이번 영화에서는 정지훈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정지훈은 순박하고 마음 여리지만 자전차 경주에서만큼은 승부욕으로 가득찬 엄복동을 연기한다. 극이 막판으로 치닫을수록 고조되는 엄복동의 감정을 적당히 절제하며 결연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정지훈의 연기로 영화 초반에 그저 순진하게만 보였던 엄복동이 끝에는 ‘영웅’의 면모를 드러낸다.

# 2PICK: 애국심에 더해진 ‘스포츠 정신’

개봉일부터 영화 내용까지 ‘자전차왕 엄복동’은 3.1절 100주년 맞춤 영화다.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물론 일제의 파렴치한 일들도 담겨있다.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영화 곳곳에 들어있다. 다만 여기에 자전차 경주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또 다른 교훈을 주기도 한다.

특히 경주는 누가 1등을 차지할 것인지에 대해 보는 이를 가슴 졸이게 만드는 스포츠다. 엄복동은 스포츠 정신을 토대로 ‘내 사전에 절대 포기란 없다’는 교훈을 관객에게 던진다. 경주도 애국도 가족도 포기할 수 없는, 아니 포기하지 않는 엄복동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 3PICK: 충무로 명품 조연들 한자리에!

‘자전차왕 엄복동’에서는 정지훈, 이범수, 강소라 이외에 명품 조연들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시언은 정지훈과 티격태격하는 사이로 나와 웃음을 유발하고 민효린은 이범수의 조카로 분해 정지훈을 짝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 달달한 기운을 전달한다.

김희원은 강렬한 악역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신예 신수항, 찰진 연기를 보여주는 박진주, 진지함으로 무장한 고창석, 이경영, 박근형 등이 ‘자전차왕 엄복동에 힘을 더해준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되었던 실존 인물 엄복동(정지훈)의 이야기를 그린다. CG와 자전차 경주의 박진감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정지훈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러닝타임 1시간 58분, 12세 관람가. 2월 27일 개봉.

사진=‘자전차왕 엄복동’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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