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결말로 극한의 쾌감을 선물하는 ‘반전’. 이 충격과 공포를 느끼기 위해 극장을 찾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강렬함과 충격을 탐구하는 반전 영화는 오직 스크린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을 건넨다. 이런 ‘반전 사랑’에 시초가 된 영화들이 있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아이콘’을 만나보자.

 

1. 유주얼 서스펙트(1995)

산페르도 부두 폭발 사고, 유일한 생존자와 사라진 수천만 달러. 수사관 데이브 쿠얀(채즈 팰민테리)은 유일한 생존자로부터 유력 용의자 5인에 대한 진술을 듣는다. 그리고 속속 드러나는 6주간 화려한 범죄 행각. 전설 속 악마 카이저 소제는 누구일까? 치밀한 설계, 시간을 거스른 치열한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유주얼 서스펙트’(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역대 최악의 범죄를 둘러싼 수사관 쿠얀의 추적을 담아낸 반전 범죄 스릴러다. 영화의 ‘반전’이 부각될수록 많은 팬들이 도전 의식을 불태웠지만 그 누구도 범인을 맞추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2. 식스 센스(1999)

저명한 아동 심리학자 말콤 크로우(브루스 윌리스) 앞에 어느 날 여덟 살 난 콜 시어(할리 조엘 오스멘트)가 정신상담을 의뢰한다. 콜은 죽은 자들이 눈앞에 나타나는 증상을 호소한다. 단순히 부모의 이혼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이해하려 하지만, 소년은 끝끝내 자신의 비밀을 터놓질 않는데...

‘식스 센스’(감독 나이트 샤말란)는 귀신을 보는 소년과 그를 치료하려는 심리학자 간 미스터리한 소통과 감추인 비밀을 다룬다. 처음엔 단순히 가족 드라마, 성장 드라마로 보이지만 결국 드러나는 반전은 ‘역대급’ 충격을 선사한다. “브루스 윌리스가...”

 

3. 파이트 클럽(1999)

‘파이트 클럽’(감독 데이빗 핀처)은 오직 불끈 쥔 주먹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상남자’의 세계를 그린다. “싸워봐야 네 자신을 알게 된다”는 말로 우정을 나누는 잭(에드워드 노튼)과 테일러(브래드 피트). 그들은 ‘파이트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하고, 세상을 향한 저항을 이어간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주인공이 미국 사회의 소비문화와 변질돼 가는 남성상에 대한 불안 심리를 그리고 있다”고 밝힌 ‘파이트 클럽’은 모든 세계의 불안정성에 짓눌린 한 남성의 분열과 교감을 담았다. 반전으로 공포감을 심는 게 아니라 안쓰러움을 자아내며 관객들에게 보다 깊은 사유를 요구한다.

 

4. 메멘토(2000)

전직 보험 수사관 레너드(가이 피어스)에게 기억이란 없다.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기억을 더듬어 존 G 라는 아내 살인범을 추격한다. 모든 증거를 잊지 않기 위해 몸에 문신을 새겨두고서...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독창적 소재로 스릴러, 액션 등 복합 장르를 구현해낸 ‘메멘토’(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는 반전의 대명사 격인 영화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신념처럼 새기고 다니는 주인공이 그 말에 따라 철저히 망가져가는 반전을 통해 십수 년이 지나도 씻을 수 없는 신선한 반전을 남긴다.

 

5. 디 아더스(2001)

2차 세계 대전이 막 끝난 1945년, 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의 집에 어느 날 하인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예전에 이 저택에서 일한 적 있다는 세 하인들이 새로 들어온다. 그런데 그들의 등장과 동시에 저택에는 기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딸 앤은 “이 집에 누가 있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명품 배우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던 ‘디 아더스’(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시종일관 심리적 공포를 자극하는 분위기와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강렬한 반전을 통해 무서운 장면 없이도 무서운 영화를 만들었다.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명실공히 최고의 반전 영화 중 하나로 떠올랐다.

 

6. 아이덴티티(2003)

폭풍우가 치는 밤, 비를 피하기 위해 네바다 주 사막의 외딴 모텔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둠과 폭우가 걷히기를 기다리지만 연락이 두절된 호텔 안에서 이들은 하나 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감춰진 비밀이 서서히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아이덴티티’(감독 제임스 맨골드)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극한의 상황을 그리며 쫄깃한 감상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추리를 통해 하나씩 공개되는 충격적 반전과 결국 마지막에 밝혀지는 전말은 관객들의 상상조차 산산조각내며 패닉에 빠뜨린다.

 

7. 셔터 아일랜드(2010)

보스턴 셔터아일랜드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동료 척(마크 러팔로)와 함께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탈출 자체가 불가능한 이곳, 테디는 수사를 진행하지만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이상한 말만 이어가고, 설상가상 폭풍으로 테디도 이 섬에 고립된다.

‘셔터 아일랜드’(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반전의, 반전을 위한, 반전에 의한 영화다. 종반까지 여느 스릴러 추리 장르에 뒤지지 않는 쫄깃함을 선사하지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모든 비밀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만의 독창성 최고점을 찍는다. 믿을 수 없어 이 영화를 두 번 본다면, 그제서야 모든 퍼즐이 딱딱 맞아 들어가는 놀라운 경험까지 덤으로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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