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관하는 제36회 영평상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다음달 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영광의 트로피를 품을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 김지운 감독 ‘밀정’(작품상·음악상)

국민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콜드누아르 '밀정'이 작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과 그를 이용해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밀반입하려는 항일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 이야기를 긴박한 긴장과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누적 관객수 749만명으로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한국형 스파이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들었다. ‘밀정’은 작품상과 함께 음악상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 이경미(감독상 ‘비밀은 없다’)·윤가은(신인감독상 ‘우리들’)

감독상과 신인 감독상은 모두 여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경미 감독은 스릴러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이제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를 교묘하게 오가는 연출력을 과시했다. 윤가은 감독은 독립영화 ‘우리들’을 통해 외톨이 소녀 선과 비밀을 가진 전학생 지아의 복잡미묘한 여름을 그려내며 표현에 서툴고 사람에 멍든 우리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되며 한국영화계의 주목할 만한 감독 탄생을 알렸다.

 

■ 이병헌(남자연기상 ‘내부자들’)

남자연기상은 범죄영화 '내부자들'에서 신들린 듯한 연기를 쏟아내며 각종 국내 영화상을 휩쓴 이병헌이 차지했다. 극중 몰락과 부침을 거듭하는 정치깡패 안상구 캐릭터에 인간미와 페이소스, 코믹함을 불어넣으며 탁월한 연기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내부자들’은 70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도 잭팟을 터뜨렸다. 이병헌은 '내부자들'에서의 절정의 연기로 인해 '악성 스캔들의 덫'을 가뿐히 건너뛰고 이후 탄탄대로를 질주하고 있다. 

 

■ 손예진(여자연기상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올해 여배우 가운데 가장 괄목할 만한 활약을 펼친 주인공이다. 흥행면에선 저조했으나 ‘비밀은 없다’에서 딸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국회의원 후보 아내 연홍 역을 맡아 기품과 날선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넘나드는가 하면, 조선의 마지막 황녀를 소재로 한 대서사 ‘덕혜옹주’에서는 드라마틱한 삶을 산 비운의 덕혜옹주를 열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인생연기’ 찬사를 끌어냈다. 또한 관객 559만명을 매료시키며 '충무로 흥행 퀸' 타이틀을 다시 거머쥐었다. 

 

■ 정하담(신인여우상 ‘스틸 플라워’)

신인여우상은 저예산영화 ‘스틸 플라워’(감독 박석영)에서 주연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정하담에게 돌아갔다. 추운 겨울에 이 골목, 저 골목을 부유하며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지만 탭댄스를 추면서 희망을 잃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소녀 하담 역을 맡아 호평을 모았다. 지난해 ‘검은 사제들’에서 짧지만 인상적인 무당 연기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모았던 정하담은 첫 단독 주연작에서 쉽지 않은 연기를 해내며 차세대 ‘충무로 아이콘'으로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