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정지훈은 그동안 김태희와 ‘세기의 결혼’도 하고 음반활동을 이어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가 연기자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열정’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명언처럼 정지훈은 아직도 연기에 목마르다.

“고등학교 때 ‘해녀 뭍에 오르다’라는 연극을 하게 됐어요. 신스틸러로 잠깐 출연했죠. 한창 춤추고 멋부리며 다녔을 때였어요. 연극이 끝나고 커튼콜을 할 때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연기가 이런 맛이 있구나’하는 걸 깨달았죠. 언젠가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가수로 데뷔하고 나서 운이 좋게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를 하게 되면서 이 길을 걷게 됐어요.”

정지훈이 앞으로 연기자의 길을 택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음반활동을 하면서 배우까지 ‘투잡’을 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정지훈도 잘 알고 있었다. 정지훈의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는 둘 다 안 할 수도 있어요. 그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에요. 2년 뒤에 제가 불혹의 나이가 돼요. 앞으로 10년 동안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바짝 하고 싶어요. 남은 일생은 가족을 위해 살고 싶죠. 1년 중 6개월은 일을 하고 남은 6개월은 가족을 위해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죠.”

“일단 배우가 될지 음반제작을 할지, 가수로 계속 활동할지 대전제부터 나눠야할 거 같아요. ‘투잡’은 장단점이 있어요. 장점은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이고 단점은 한 가지 일을 하면 다른 하나를 놓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가수활동을 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면 좋은 작품이 들어와도 쉽게 할 수 없죠. 하지만 지금은 연기도 하면서 계속 획기적인 시도로 앨범활동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

그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 건 김태희와 결혼 이후부터였다.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었고 가수,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가며 쉼없이 달려온 그에게 결혼은 잠시 뒤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 한편으로는 미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제 인생이 결혼 때문에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평범한 가장의 노릇,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숙제죠. 나이가 들면서 사고방식도 달라지고 있어요. 이제 곧 40세잖아요. 운동선수도 35세 이상 넘어가면 은퇴하기 시작하는데 저도 가수로서 몸 쓰는 게 예전 같지 않은 순간들이 있어요. 연륜에 맞게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남는 건 가족과 친구뿐이라는 말이 있다. ‘자전차왕 엄복동’을 통해 정지훈은 좋은 친구 한 명을 사귀었다. 바로 이시언이다. MBC ‘라디오스타’에 함께 출연하며 티격태격한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시언이가 최근 태도 논란에 휩싸였는데 ‘라디오스타’ 현장에서는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거든요. 시청자분들이 오해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고 가식없는 모습이 시언이의 장점이잖아요. 논란이 돼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티격태격하면서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것처럼 지냈어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중에 가장 바쁜 스타이기도 하고요.(웃음)”

앞으로 정지훈은 대중들에게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을까? 19년차 가수이자 배우로서 항상 트렌드를 만들어냈던 그에게 중요한 건 ‘도전’이었다. 쉽게 식지 않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정지훈. 그의 매력은 ‘열정’에서 나온다.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관객들을 맞이하는 정지훈의 이번 도전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여러 가지를 시도해야죠.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싫어요. 저는 저답게 음악이든 연기든 ‘정지훈’만의 영역을 구축해야죠.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 칭찬도 받고 욕도 먹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해야 질리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인턴’ 속 로버트 드 니로처럼 살고 싶어요. 말년에 은퇴하고 회사에 다시 인턴으로 취직해 젊은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꼰대’가 아니라 존경받는 사람이 되잖아요. 그게 바로 좋은 ‘나이듦’이죠. 지금 제 나이대가 인생에서 꽃피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은 걸 하려고요.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상관없이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죠. 솔직히 ‘작은 역할’은 없고 ‘작은 배우’만 있을 뿐이에요. 큰 배우가 되려면 어떤 장르, 캐릭터든 도전해야죠.”

사진=레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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