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시사회 당시 김동욱은 ‘어쩌다, 결혼’ 성석에 대해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마음을 밝혔다. 결혼을 바라보는 여러 세대의 가치관이 투영되는 가운데 자칫 철딱서니 없는 재벌 2세 성석이 이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니까 원래 성격이 아닌 모습도 나와요. 첫 장면에서부터 리액션이 오버돼 있잖아요. 제가 말이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닌데 대사가 많고, 말을 빨리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성석이가 수다스러운 성격이라서 테이크가 끝나고 어지러울 때도 있었어요”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는 김동욱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 극으로 체화되기 때문에 이질감이 적어지지만 사실 순정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소재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성석과 해주(고성희) 캐릭터의 계약결혼에 대해 김동욱은 “영화적으로 속도감을 주기 위해서 (상황 이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건 있는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계약결혼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들이 주가 되잖아요. 성석이는 해주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인지보다 소개팅에 나와서 보여준 모습과 처한 상황을 본 거 같아요. 해주 입장에서는 (계약결혼이) 솔깃할 만한 제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거고요”

고성희와 김동욱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동욱은 고성희와의 호흡을 묻는 말에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찰떡같은 케미가 있었지만 저예산 영화다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친해졌어요. 너무 장점이 많은 배우인데, 극중에서 보셨겠지만 둘이서 만드는 재미있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요. 다음번에 만난다면 더 재미있게, 오래 많이 찍어보고 싶어요”

김동욱은 결국 ‘어쩌다, 결혼’에서도 명쾌한 러브라인을 매듭짓지 못했다. ‘로맨스 없는 로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니다. 김동욱이 생각하는 성석의 뒷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감독님하고도 얘기를 되게 많이 해 본 것 같아요. 어떻게 될까? 성석이가 그 짧은 시간, 일련의 사건 속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성장할지는 모르겠어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진 않았을 것 같은데, 하나는 확실해졌을 것 같다. 내가 올인해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가 더 명확해지지 않았을까요”

사진=BA엔터테인먼트/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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