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여진구는 이번 작품에서 이세영과의 러브라인만큼이나 진한 브로맨스를 그렸다. 그를 궁으로 들인 이규(김상경), 충성도 높은 조내관(장관)과 장무영(윤종석) 등 배우들과의 케미가 남달랐다.  때문인지 “저희 현장은 너무 좋았어요”라고 선배와 동료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 중에서도 김상경은 다양한 왕 연기(?) 경험을 토대로 여진구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줬다.

“선배님이 묵묵하게 지켜봐주셨어요. 제가 연기하는 게 옆에서 보기에 답답한 점도 많고, 알려주고 싶은 게 많으셨을텐데 정말 필요한 점만 말씀해주시고 믿어주시더라고요. 감사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죠. 대사의 호흡이나 하선이의 몸짓, 제스쳐, 이규가 봤을 때 하선이와 이헌의 차이 등등. 그런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교수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미 제작발표회부터 밝혀왔듯 여진구는 이세영의 팬이기도 하다. 호흡이 어땠냐는 말에 여진구는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제가 따라할 수 없을 정도에요”라고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저의 범주를 뛰어넘어서 노력하시는 분이에요. 유쾌하고, 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셔서 매번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그래서 잊지 못할 파트너 입니다. 본인이 정말 이헌과 하선을 좋아하려고 노력하셨어요. 같은 배우로 호흡하면서도 저를 챙겨주시고 해서 정말 감사했어요”

현대극과 비율을 따졌을 때 딱히 사극 출연이 아주 많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흥행타율이 좋은 건 객관적인 사실. 이에 사극전문배우라는 말이 있다고 하자 여진구는 “너무 감사하죠”라고 운을 뗐다.

“사극 전문이니까 앞으로 전문 장르를 넓혀가야죠. 현대극, 사극 어느 쪽이 더 편한 건 없어요. 현대극은 익숙해지기 쉽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톤이니까 훨씬 편하게 다가오는데, 사극은 그 톤에서 범주를 너무 벗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면 굉장히 어려운 거 같아요. 근데 여러 작품을 하면서 그런 점에 있어 많이 편해지고 익숙해진 기분은 있어요. 하지만 아직 전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또 다른 장르의 전문을 위해서 달려봐야할 거 같아요”

자의보다는 타의로 시작한 아역배우, 그리고 성인 연기자가 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여진구에게 슬럼프는 없었을까. 지금껏 연기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이렇다 할 큰 논란 한번없이 바람직하게 자라온 여진구였기에 더욱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슬럼프가 분명히 있었어요. 연기가 힘들더라고요. 그게 ‘화이’ 이후였던 거 같아요. 처음으로 많은 분들한테 칭찬 받고 상도 받다보니까 저 스스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어요. 욕심은 생겼는데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는 모르겠고 하니까 스스로 연기를 보면서 화가 났어요. ‘왜 이것밖에 못하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하면서 계속해서 잘 이어왔다고 생각을 해요. 분에 넘치는 역할도 많이 했고, ‘왕이 된 남자’를 통해서 선배님들한테 배운 게 많아요. 어떤 자세로 연기를 해야하는지 같은 거요. 요즘엔 굉장히 빨리 연기를 하고 싶어서 차기작을 빠르게 정한 것도 있어요”

무난하게 아역과 성인 배우의 경계를 넘은 것 같다는 칭찬에 여진구는 “고민이 없진 않았는데 주된 고민은 절대 아니였어요”라고 전했다.

“연기를 계속 놓지 않고 계속해서 많은 분들에게 내가 성장하는 걸 보여 드리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장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되거든요. 1~2년 빨리 잘되서 그만둘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멀리를 항상 꿈꿔왔어요. 그걸 버티는 과정이 좀 힘들었어요. 그래서 20대가 좀 무섭기도 했었고, 앞으로 이렇게 버티기만 해야되나 싶었어요.그래서 얼른 30대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저를 믿을 수 있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이 작품이 뜻밖에 행운인 거 같고, 요즘에는 에너지가 달라진 걸 스스로 느껴요”

오랜기간 배우 생활을 하다보니 그만큼 팬도 많았지만 그럴 자리나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팬미팅 계획이나 예능 출연 계획이 없냐는 말에 여진구는 “팬미팅은 저도 정말 너무 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팬미팅은 언제든지 너무 환영인데 예능은 기획의도랑도 잘 맞아야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는 거 같아요. ‘현지에서 먹힐까?’는 저도 호기심이 많이 생기는 장르였고, 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편하게 했던 거 같아요. 형들도 너무 착했어요. 팬분들한테는 늘 감사하고 있어요. 응원해주시고, 사랑을 보내 주시고 저한테 조건없는 사랑을 보내주시는 거니까 감사드릴 수밖에 없어요. 빠른 시일내에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구요. 제가 보여드린 인물의 상황을 너무 해석을 잘해주시고 이입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그런 부분이 뿌듯하기도 하고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연기가 이런 거구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큰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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