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요즘엔 여기에 ‘재미’까지 더해진 펀슈머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 푸드 비즈니스랩은 2019년 대표적인 푸드 트렌드로 펀슈머 (Funsumer)를 꼽았다. 펀슈머란 재미(Fun)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고 이를 소셜미디어상에 활발하게 공유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제품의 맛이나 품질도 단연 중요하지만, 소비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느냐도 이제 선택의 한가지 요소가 된 셈.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업계에서는 이런 펀슈머에 대한 마케팅이 부각되고 있다. 엉뚱한 맛의 조합에서 위트있는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 생각지도 못했던 색다른 레시피나 먹는 법까지 소비자들의 펀(FUN)심(心)을 잡기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프링글스를 쌓아서 꿀조합을 찾는 재미

13X12X11의 답은 바로 프링글스 꿀조합이다. 13가지 맛의 프링글스 중 3가지를 선택해서 쌓아 먹는 경우의 수를 찾는 공식으로 무려 1,716가지의 꿀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장 다양한 맛의 감자칩과 또띠아칩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상 ‘재미’를 추구하는 브랜드 캐릭터를 지닌 프링글스에서 정말 프링글스 다운 ‘나만의 프링글스 꿀조합’ 캠페인을 시작했다.

총 13가지 프링글스 맛 중 3 가지를 겹쳐 쌓아서 한번에 먹으면 꿀조합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프링글스 사워크림 & 어니언 맛에 치즈맛와 또띠아 BBQ맛을 쌓으면 ‘치즈 BBQ 타코’ 꿀조합이 완성되는 식이다. 프링글스는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바비큐폭립’, ‘솔티카라멜마카롱’, ‘스파이시어니언링’ 등의 꿀조합을 공개했다.

 

고래밥 먹으면서 고래 밥하는 재미

1984년 출시되어 올해로 35살을 맞은 고래밥은 제품만큼이나 익숙한 패키지속 고래 캐릭터 ‘라두’가 등장하는 게임을 출시했다. 고래, 상어, 거북이, 새우 등 바다 동물들을 캐릭터로 만든 태생부터 ‘펀’을 컨셉으로 한 제품인 만큼 색다른 펀슈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것.

‘고래밥: 버블샷’이란 이름의 버블슈터 장르 게임으로 같은 색 버블 3개를 연결하면 사라지는 룰을 바탕으로 버블속에 갇혀 있는 스타피들을 모두 구출해 미션을 완료하면 된다. 이 게임은 142개국에 11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래밥 게임을 하면서 고래밥을 먹는 재미가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같은 과자 먹는 재미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이 좋아하는 치즈볼을 나도 같이 맛보는 재미를 누리고 싶다면? 카카오에서 론칭한 ‘선데이치즈볼’을 찾으면 된다. 고래밥은 캐릭터가 게임이 되었다면, 선데이치즈볼은 거꾸로 캐릭터가 스낵이 된 것.

라이언의 시그니처 힐링 아이템인 ‘치즈볼’을 실제 스낵 제품으로 만들어 제품의 출생부터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된다. 제품 뒷면에는 오리지널, 허니버터, 믹스치즈, 칠리등 각 맛에 해당하는 ‘치즈볼 라이언 요정의 시크릿 스토리’ 카툰이 인쇄되어 있어 보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개명 아닌 개명 같은 네이밍을 보는 재미

팔도 비빔면의 35주년 기념 한정판 ‘괄도 네넴띤’. 라면 표장지에 새겨진 ‘팔도 비빔면’이라는 상표가 얼핏보면 ‘괄도 네넴띤’으로 읽힌다면서 SNS상에서 화제가 되자, 이를 활용한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출시했다. 젊은 층의 신조어로 떠오르며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팔도의 ‘색다른 즐거움’ 이라는 브랜드 슬로건과도 맞아떨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팔도 비빔면을 먹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커피인 척 라면 국물 한잔 하는 재미

대세 개그맨 이영자가 스키장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서 우아하게 커피잔을 들자, 출연진들이 커피CF가 들어오겠다며 호들갑을 떤다. 최근 방영된 올리브TV의 예능 밥블레스유의 한장면이다. 하지만 그 커피잔 속에는 커피가 아닌 좀 전에 끓인 라면국물이 담겨있었다는 것이 반전.

팔킨 라면 국물은 컵에 티백을 넣고 30초가량 우리기만 하면 되는 제품. 안내문구에는 ‘라면티백을 사놓으면 여행갈 일이 생깁니다’ 라는 위트있는 멘트를 더해 펀슈머들의 눈길을 한번 더 사로잡고 있다.

 

홈메이드 앙빠를 만들어 먹는 재미

롯데제과의 장수과자 ‘빠다코코낫’은 ‘앙빠’ 만들기가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팥앙금과 버터를 넣은 빵인 ‘앙버터빵’이 인기를 끌면서 빵 대신 빠다코코낫을 사용한 ‘앙빵’ 레시피가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것이다. 그러자 롯데제과는 발빠르게 제품 패키지 뒷면에 ‘앙빠’ 레시피를 추가했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새로운 레시피를 경험할 수 있어, 젊은 펀슈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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