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초반 세계적인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 체제 하에 ‘빅6’에서 멀어졌고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이 걸린 4위싸움도 시작하지 못한채 충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레알도 마찬가지였다. ‘챔스 3연패’가 무색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떠났고 베일은 부상과 불화설 등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어려움이 예상된 두 팀을 살리기 위해 팀 레전드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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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skjaer has won it!”...대박 터뜨린 솔샤르 효과

리버풀과의 리그 원정 경기 이후 무리뉴 감독이 맨유를 떠났다. 보드진의 선택은 ‘동안의 암살자’로 불리던 팀 레전드 솔샤르 감독이었다. 그는 카디프시티, 몰데 등에서 지휘봉을 잡았지만 명문 팀에서 감독한 경험이 없어 팬들의 걱정을 유발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솔샤르 임시감독은 리그 12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단숨에 맨유를 4위권(현재 5위)에 안착시켰다. 20점차 정도 벌어졌던 ‘빅6’와의 승점도 줄여놓았다.

솔샤르 임시감독을 정식감독으로 임명해야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파리생제르맹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차전 0-2 패배를 딛고 3-1로 역전해 8강에 진출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솔샤르 임시감독이 맨유에 부임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단 2패(파리생제르맹, 아스날) 밖에 기록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그는 전설적인 퍼거슨 감독과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자신의 철학이 뚜렷하지 않지만 경기 상황에 맞게 전술을 유연하게 구사하고 선수들의 사기 증진에 탁월한 능력을 뽐내고 있다. 한 마디로 리더십있는 감독이다. 여기에 선수들에 대한 불만과 질타를 언론 인터뷰로 공개하지 않는다. 무리뉴 감독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선수들 역시 솔샤르 임시감독을 믿고 따른다는 것을 경기 중이나 피치 밖에서 보여줬다. 뛰어난 전술 능력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덕장’의 능력을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걸 솔샤르 임시감독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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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져가던 레알, 지단이 돌아왔다!

‘덕장’하면 떠오르는 감독이 있다. 바로 지네딘 지단 감독이다. 그는 2016년 1월 레알 지휘봉을 잡은 뒤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대업적을 달성했다. 그 누구도 이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레알은 변화가 필요하다”며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팬들의 충격도 컸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스페인 로페티기 감독이 레알행을 결심했지만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경질됐다.

뒤이어 솔라리 감독이 부임했지만 아약스에 지며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해 ‘챔스 3연패’가 무색할 정도의 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혹평을 들었다. 여기에 팀 내 레전드들과의 불화 등이 겹쳐 솔라리 감독의 입지는 불투명해졌다. 레알은 초강수를 뒀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과 현재 쉬고 있는 무리뉴 감독이 레알의 새 감독이 될 수 있다는 보도들을 뒤엎고 지단 감독을 다시 데려왔다. 레알은 그에게 모든 전권을 줄 생각인 듯 보였다.

지단 감독 역시 솔샤르 임시감독처럼 유연한 전술 운영,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이 장점이다. 또한 팀 레전드여서 선수들이 함부로 그를 상대하지 못한다. 선수들은 그동안 지단 감독을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챔스 3연패’의 비법은 여기에 있었다. 레알은 현재 리그 3위에 올랐다. 노장 선수들이 대거 스쿼드에 있어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단 감독이 2022년까지 계약을 맺은 만큼 선수단을 얼마나 바꿔놓을지 팬들의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솔샤르와 지단, 두 레전드가 자신의 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팀을 다시 정상의 자리로 올려놓을 수 있을지, 덕장들의 손에 맨유와 레알의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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