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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우상’ 한석규 “이수진 감독 다작하길 원해...또 한번 작업하고 싶어요”

①에 이어서...

한석규가 말하는 ‘우상’의 가장 큰 장점은 시나리오였다.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시나리오를 보고 그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한석규는 영화가 어렵다면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우상’에 출연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고스란히 대화 속에서도 녹아있었다.

“시간만 되면 관객분들이 영화 보기 전 시나리오를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 나눠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그만큼 ’우상‘의 시나리오는 탄탄하고 대단해요. 이창동 감독님과 ’초록물고기‘를 찍을 때 이후 오랜만에 그런 생각이 들었죠. 김대우 감독의 ’음란서생‘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판에서 회자되는 명작 시나리오들이 있어요. ’우상‘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분들에게 ’나중에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이수진 감독만큼은 달랐죠. 그가 제발 많은 작품을 내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한공주‘ 이후 ’우상‘으로 돌아오는 데 5년 걸렸잖아요. 그렇게 하면 앞으로 이수진 감독이 몇 편이나 찍을 수 있을까 걱정이됐죠. 한편 찍고 오래 쉬는 감독들이 더 자주 작품을 내줬으면 좋겠어요.”

30년 넘게 연기를 한 한석규의 ’우상‘은 누구일까? 그는 “윤석화 선생님이 출연한 뮤지컬을 좋아해요”라고 운을 뗀 뒤 “10대 시절에 퀸과 키스(KiSS)라는 그룹에 푹 빠져있었죠”라며 웃음지었다. “레드제플린, 핑크플로이드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제가 이들을 알게 돼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잘난 체를 하기도 했어요. 정말 괜찮은 뮤지션들이에요.” 차분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보였던 한석규가 어린 시절 록 밴드의 음악을 좋아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는 연기생활을 오래하면서 연기 뿐만 아니라 자신도 많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평소에 잘 웃지 않았던 자신이 연기하면서 웃는 모습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한석규는 “예전에는 연기하는 것만 중요한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리액션(반응)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라며 “인생이라는 건 리액션을 하며 산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제 연기를 보면 요즘에 웃는 모습이 많아요.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아들이 죽었을 때 웃음으로 세종의 슬픔을 표현했죠. 괜히 웃은 게 아니었어요. 웃음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요. 슬픔,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있죠. 어르신들 보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도 많이 웃으시더라고요. 저도 죽을 때가지 웃을 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제가 연기할 때 감탄사같은 소리를 많이 낸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렇구나. 직업이 배우여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감탄사를 많이 내요. 단어보다 인상으로 저의 감정을 드러내는 거겠죠.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감탄사만으로 감정을 전할 수 있잖아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한석규는 한국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들보 역할을 하는 존재다. 그는 항상 한국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눈빛이 번뜩인다. 새로운 한국영화가 많이 나와야한다는 그의 생각은 뚜렷했다. 한석규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연기를 잘하는 것이었다.

“감독이 연출을 통해 영화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가 중요하듯 배우도 연기로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가 중요하죠. 어떤 장르든 영화 속에는 시대가 녹아들어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한공주‘를 보고 나서 이수진 감독이 전하는 이야기에 공감했어요. 그래서 ’우상‘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기도 했죠. 좋은 영화들이 중간에 제작, 투자가 안돼 관객에게 보여지지 않을 때도 많잖아요. 그런데 ’우상‘은 완성됐어요. 이제 관객분들이 ’우상‘을 보고 어떤 영화인지 판단을 내리시길 바랄 뿐이에요.”

사진=CGV 아트하우스 제공

에디터 박경희  gerrard@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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