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살림하는 남자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살림은 여자들의 몫이라는 건 모두 옛말이 돼 버린 지금, 2016년 대한민국 남편에게 행동강령이 돼줄 KBS 신예능 '살림하는 남자들'이 오늘(8일) 첫 방송된다.

  

방송을 앞두고 8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살림하는 남자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 드라마, 예능, MC,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지만, 이 예능을 통해 반전 주부9단 모습을 선보일 김승우 김정태 봉태규 문세윤 김일중 하태권이 참석해 작품과 살림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민정 PD “사소하지만 늘 볼 수 있는 이야기”

관찰 예능, 남편들의 변신 등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해 이민정 PD는 ‘공감’을 내세웠다. “일상에서 늘 함께 지내고 있는 남편의 이야기다. 사소하지만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로 공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미 만연한 육아 예능과의 차별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차별을 두기 위해 육아 관련 부분은 최대한 제할 예정”이라며 “대신 ‘살림’이란 카테고리에 육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초점을 두기보단 아내를 도와주고 싶다는 남편의 마음이 더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우 “아내가 걱정 안 한다”

‘김승우의 승승장구’ 이후 3년10개월 만에 KBS 예능으로 복귀한 김승우는 “인연인지 ‘승승장구’가 하던 화요일 밤 시간대에 들어가게 됐다. ‘승승장구’처럼 3년은 할 계획”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사실 살림에 익숙지 않다. 관찰 예능이기도 하지만, 살림의 팁을 주는 정보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나 또한 사랑받는 남편이 되도록 잘 배우려한다”며 “아내(김남주)는 ‘잘할 수 있냐?’는 반응이었다. 그래도 중간 정도는 하는 남편이라 걱정을 하지 않더라”고 밝혔다.

이에 출연자 김일중은 “나중에 김남주씨를 불러서 노하우도 배우면 좋을 것 같다. ‘내조의 여왕’ 이시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정태 “내가 이러려고 예능에 나왔나...”

같은 출연진들로부터 ‘살림 왕’으로 지목받은 김정태는 “한국 남자들의 살림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사명감으로 출연했다. 첫방이 나가면 제 입지가 정리될 것 같다”며 “30년차 살림가로서 진면목을 보여드리고, 쌓여있는 내공을 하나씩 오픈하겠다”고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의 잘난척(?)에 동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최신 유행어를 패러디해 “내가 이러려고 예능에 나왔나...”라고 말하는 센스로 살림꾼 면모에 앞서 ‘예능인’으로 진면목을 미리 밝혔다.

 

봉태규 “평소 하던대로 진정성 보여드릴 것”

최근 아들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배우 봉태규는 “아내와 함께 육아를 하느라 긴 시간을 뺄 수 없어 연기는 조금 쉬고 있다”고 말하며 밀크남 이미지를 발산했다.

이어 “‘살림하는 남자들’은 실제 제가 살림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서 진정성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 없이 참여했다”며 “하지만 일상이라 마냥 편할 줄 알았는데, 지켜보는 스태프들이 많아서 막상 쉽지는 않았다.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최소 3년보고 있다. 얼마간 하면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일중 “나는 쓰살꾼(쓰레기 살림꾼). 프로그램 욕 받이”

살림 베테랑들이 즐비한 가운데, 스스로 살림 100시간차라며 초보를 인증한 김일중은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남편들의 기를 살려주고자 애쓸 예정”이라며 “괜히 살림 잘하는 분들과 비교되지 않게, 제가 욕받이로서 욕을 대신 받겠습니다. 남자들이여 일어나야합니다”라 말해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그는 “쓰살꾼이지만, 그래도 궁극적 목표는 따뜻한 아침상과 직접 다린 옷을 입혀서 아내를 출근시켜주고 싶다”며 “아직 생일상도 차려준 적 없는데, 미역국 끓이는 것도 배워서 언젠간 생일상도 차려주고 싶다”는 애처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문세윤 “나는 살림계의 박지성”

문세윤은 자신의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저는 살림계의 박지성”이라며 “골도 잘 넣고, 수비도 잘하는 박지성 선수처럼 이리저리 뛰면서 골고루 잘하는 멀티플레이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가지 팁을 드릴 예정인데, 제 모습을 방송으로 확인해주시면 ‘쓰살꾼’ 김일중씨와 많이 비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디스를 건넸다.

그리고 “‘살림하는 남자들’은 고급한정식집에 가서 하나하나씩 나오는 코스요리 같은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즐겁게 찍고 있어서, 이 기운이 시청자분들게도 잘 전달돼 웃음과 공감을 선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하태권 “시키는 건 잘하는 살림남”

올림픽 베드민턴 금메달리스트 하태권은 이날 “방송에 나와 예능을 찍는다는 게 상당히 어색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금메달리스트라는 이미지로 밖에서는 카리스마 있고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집에 들어가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여러 가지 할 일을 한다. 시키는 건 잘하는 살림남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력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이민정 PD는 “이 정도 연배의 남편분이 아내를 위해 아침을 차려주는 모습을 처음 봤다. 결혼 5년차인 우리 남편과는 다른 살림꾼, 사랑꾼 같은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6년 하반기 최고 예능 기대작, 남자들의 주부생활 KBS2 '살림하는 남자들'은 오늘부터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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