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후속으로 오는 16일부터 전파를 타는 KBS2 수목 드라마 '오 마이 금비' 제작발표회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오 마이 금비'는 서른일곱, 인생 사전에 가족적인 단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남자에게 한 아이가 찾아와 가족이 되어가며 겪는 온갖 희로애락을 그려내는 드라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연출 김영조 PD를 비롯해 배우 허정은, 오지호, 박진희, 오윤아, 이지훈 등이 참여해 인상적인 코멘트를 쏟아냈다.

 

김영조 PD "꼬마가 어른들에게 삶의 가치 전해주는 이야기"

'오 마이 금비'는 노란손수건, 포도밭 그 사나이, 아이리스, 신데렐라 언니 등 수많은 유명 드라마에서 활약한 김영조 PD가 올 겨울을 책임질 따뜻한 드라마 '오 마이 금비'를 연출하게 된 취지와 소감을 밝혔다. 

차별점보다는 작품의 본질 측면에서 접근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힌 김영조 PD는 "우리는 너무 현실, 욕망, 세상의 많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를 잘 못 찾는다. 그래서 나쁜 기억들이 쌓이게 되고는 한다. 이런 어른들을 기억이 몇 없는 열살짜리의 금비가 치유해준다. 꼬마가 나타나서 척박한 현실을 살고있는 어른들에게 삶의 가치를 전해주는 이야기"라며 드라마를 소개했다.

"경쟁작 알았다면 연출 안 했다"

김영조 PD는 다음주부터 곧장 SBS 기대작 '푸른 바다의 전설'과 경쟁을 맞붙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경쟁작을 알았다면 연출을 안 했을 거다"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급하게 들어가느라 상대작이 뭔지는 몰랐고 신경을 쓰진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제가 좋아 가치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 소외되는 시청자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잘 돼야지 라고 생각했고, 촌스럽지만 진국인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연출 소감을 밝혔다. 

 

오지호 "딸 키우며 키운 부성애를 투영했다"

'직장의 신' 이후 3년만에 KBS 드라마로 컴백한 오지호는 극중 하루아침에 '딸 벼락' 맞은 얼치기 사기꾼 모휘철 역을 연기한다. 실제로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아빠 역을 맡는 감회는 남다를 터. 오지호는 "가정을 갖게 되고 부성애라는 것도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은 아이가 조금만 열이 나도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며 극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오 마이 금비, 필살기는 허정은"

다음주부터 새로이 시작되는 수목 드라마 간의 열띤 경쟁에도 오지호는 단호하게 '오 마이 금비'만의 장점을 전했다. "상대 프로를 알고 들어왔다"며 말문을 뗀 오지호는 "사실 작품을 시청률로 평가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살기 허정은 양을 비롯해, 결핍된 캐릭터를 통해 가슴 깊이 진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도록 연기하고 있는 게 우리의 강점이다"라고 소신있게 밝혔다.

 

박진희 "가정을 갖게 되니 가족 드라마에 이끌린다"

박진희는 극중 마음속 깊이 남은 상처를 숨기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수목 연구원 고강희 역으로 변신해 오지호와 힐링 커플을 이룬다. 전작 '기억' 또한 가족에 관한 드라마로 '오 마이 금비'와 비슷한 점이 다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가족 드라마를 선택한 박진희는 "제가 가정을 이루게 되니, 확실히 가족 드라마 혹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마음이 매료되는 것 같다"고 이유를 전했다.

"딸에게 의기양양하게 보여주고 싶으 드라마"

박진희는 또한 "나중에 딸에게 '엄마가 좋은 작품에 출연했다'고 의기양양하면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금비 이야기라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아이를 통해 세상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진실과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드라마만의 강점을 밝혔다.

 

오윤아 "주영, 사춘기 소녀 같은 캐릭터"

오윤아는 극중 금비의 친모로, 낮에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밤에는 클럽을 전전하는 욕망의 불나방 주영 캐릭터를 입는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금비에 대한 사랑은 하나도 없는 역할을 표현하는 데 처음에는 고민이 많이 됐다. 오윤아는 "사춘기를 밟고 있는 소녀 같은 캐릭터다. 점점 변화하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요즘 여성들에게 많이 공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영 캐릭터를 해석했다.

"금비가 나를 여자 대 여자로 봐"

금비 역의 허정은과는 여자들의 대화를 많이 나눴다. 오윤아는 "금비랑 붙는 장면이 많진 않았지만, 티저를 찍을 때 보니 정은이가 나를 여자 대 여자로 보는 것 같았다. 내 옷이나 악세서리를 보면서 '이런 건 애들 건 없겠죠?'라고 하더라. 악세사리 좋아하냐니까 '안 좋아하는 여자가 어딨냐'며 받아치는.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귀여웠다"고 전했다.

이에 김영조 PD는 "정은이가 목욕탕 씬을 찍을 때 배가 나올까봐 밥도 먹지 않기도 했다"라며 말을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훈 "악역 부담? 나에게도 차가운 면 있다"

한때 부드러운 미소로 무수한 여성팬을 거느렸던 배우 이지훈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덕 채무업자 차치수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착한 사람이 나쁜 척 하는 게 어렵다곤 하지만, 악역을 연기할 때 본모습을 투영하기도 했다.

이지훈은 "늘 밝게 웃는 모습만 보여드렸다. 하지만 집에 문 닫고 들어가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지 않나. 저도 차가운 면이 있다. 표정이 없고 아무말도 안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가오기 어려워하던 모습을 반영했다. 치수가 소통의 부재로 인해 감정을 절제하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보니 무표정하고 차가운 모습을 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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