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이전에 대중이 기억하는 남주혁은 모델 출신의 우월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하이틴 스타 아니였을까. 영화 ‘안시성’에서 조인성, 박성웅, 배성우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남주혁이 이번 작품에서는 독보적인 주연으로서 이름을 빛냈다. 단순히 연기를 잘 했다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방송을 촬영장에서 함께했던 스태프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스크린으로 봤어요. 저도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시청자 입장으로 가슴 찡하게 봤던 드라마인 거 같아요. 1월달에 촬영이 끝나고 2월부터 방송이 시작됐는데, 마음 편하게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감동도 있고, 메시지도 명확하고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남주혁은 촬영을 시작할 때 완고를 받아봤다고. 남주혁은 “연기하는 입장에서 모든 내용을 숙지할 수 있어서 큰 장점이었던 거 같아요”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전제작 드라마의 안정적인 제작 환경만으로 설명하기에 남주혁은 ‘하백의 신부 2017’ 이후 2년 사이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았어요. 저는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 했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번에는 제가 잘했다고 할 수 없을 거 같아요. 현장에서 느꼈던 건 주변의 환경, 특히 감독님이 연기를 집중해서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대선배님들과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면서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했을 뿐이에요”

시청자들의 댓글 반응부터 연예계 종사자들까지 ‘눈이 부시게’ 남주혁에 대한 칭찬이 일색인 최근. 정작 본인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좋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데 늘 꾸준히 열심히하고 있어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매 작품마다 폐끼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눈이 부시게’는 선배님들이랑 함께 연기를 하다보니 저 역시 너무 힘이 나고 더 열심히 따라간다는게 느껴졌어요. 김혜자 선생님이랑 연기를 할 때는 그냥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눈이 부시게’는 강한 반전이 있었다. 초반부 ‘김혜자’의 타임슬립과 후반부 알츠하이머 반전이 전혀 다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이 모든 걸 알고 있었던 남주혁은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를 회상했다.

“큰 반전이있는 드라마니까 제작발표회에서 정말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말을 조금만 더 했다가는 반전이 있는 드라마라는 걸 눈치채실 거 같아서 내심 힘들었어요. 기자님들이 질문을 하셔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제 나름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더 했으면 스포일러가 되지 않았을까요? 시청자 분들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시면서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이었어요”

김혜자 역을 맡았던 김혜자와 한지민은 유쾌함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지만, 남주혁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인생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20대 청년 이준하를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노치원’ 패거리인 김희원, 김광식 등과 마주칠 때는 그 역시 즐겁게 촬영을 했다고.

“준하가 웃을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희원 선배님이랑 촬영을 할 때는 많이 웃었던 거 같아요. 밥풀이랑 촬영할 때도 정말 많이 웃었어요. 밥풀이가 뛰는 신이 있는데, 카메라 감독님이 앵글에 걸리게 강아지를 잡고 계셨거든요.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집중을 못할 정도였어요”

드라마에서 이렇데 입체적이고 내면적인 연기를 보여준 경우는 처음이었다는 것 같다는 말에 남주혁은 “이런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고백했다.

“제 필모에 밝은 캐릭터들이 좀 많았는데 ‘눈이 부시게’를 만나서 더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사전에 뭘 많이 준비하기보다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현장에서 리허설도 많이 맞춰봤어요. 대본에 나와있는 그대로의 준하를 연기하고 싶었어요”

후반부 ‘이준하’ 캐릭터는 故 장준하 선생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 그리고 국가기관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이준하의 모습이 여전히 사인이 불분명한 장준하 선생과 닮아있었기 때문.

“많은 시청자분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셔 저도 감독님께 여쭤봤어요. 전혀 무관한 일이고 찍다보니 우연하게 그런 상황들이 맞아들어갔던 것 같아요. 모티프를 삼거나 그런 건 아니였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드라마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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