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볼리비아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3월 A매치 첫 경기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이 이청용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이날 다양한 전술운영이 눈에 띄어 앞으로의 벤투호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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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팀 상대 공략법, 골 결정력 높여야

벤투 감독은 이날 4-1-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전방에 지동원, 손흥민을 배치시키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주세종을 세웠다. 전문 윙어가 없이 선발라인업을 짜 측면 수비수 홍철, 김문환의 공수 활약이 중요했다. 시작부터 한국은 볼리비아를 몰아붙였다. 김민재-권경원 센터백들은 하프라인까지 올라가며 빌드업에 참여했다.

손흥민, 지동원, 권창훈 등이 수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 40분 교체로 들어온 이청용의 헤더골 하나만이 승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됐다. 벤투 감독이 주세종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세운건 정우영이 감기 증세를 보였기 때문일 수 있지만 ‘약체’를 상대할 때 공격적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시험해보기 위함이었다고 본다. 대표팀은 빠른 공수전환, 정확한 연계플레이를 보여줬지만 한국축구의 고질병 ‘골 결정력’만큼은 쉽게 해소하지 못했다. 약체를 상대할 때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앞으로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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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체선수 활용법, 선택지는 많다

후반에 들어온 이승우, 이청용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이승우는 폭풍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고 과감한 슈팅으로 볼리비아 골문을 두드렸다. 이청용 또한 팀 내 최고참답게 헌신적인 플레이, 번뜩이는 공격 가담으로 벤투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했다. 벤투 감독은 교체시 같은 자리의 선수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기 내에서 전술적으로 변화를 줘 그동안 ‘보수적’이라는 말을 한방에 깨뜨렸다.

앞으로 이강인, 백승호 등 이날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궁금하다. 볼리비아보다 훨씬 강한 콜롬비아를 만나기 때문에 이들의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현재 선수들로도 충분히 다양한 전술을 짤 수 있다는 걸 이번 경기를 통해 보여줬고 김진수, 정승현 그리고 정우영이 없는 상황에서도 상대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전이 시험무대였다면 콜롬비아전은 대표팀의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경기가 될 것이다. 이날 일본을 1-0으로 이긴 콜롬비아와의 경기는 26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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