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환희, 기쁨, 고통 등 베르테르의 감정 변화를 무대 위에서 사계절로 표현한 서울시오페라단 ‘베르테르’가 한 달 뒤 베일을 벗는다.

오페라 ‘베르테르’는 독일 대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를 원작으로 한 프랑스 오페라로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아름다운 선율을 입혀 탄생시킨 작품.

작품 안에서 베르테르는 자연을 사랑하고 그로부터 받은 감수성이 풍부한 청년이다. 그는 자신이 샤를로트에게 느끼는 사랑의 환희와 기쁨을 자연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러나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베르테르의 눈에는 베어진 나무, 시들고 떨어져 버린 나뭇잎들만 보이는데 이것은 그의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대변한다.

이러한 표현은 작품 당대의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 당시 유럽의 봉건적인 인습과 귀족사회의 통념을 배척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절제하여 표현하고 있기 때문.

서울시오페라단에서는 원작의 배경을 토대로 자연과 베르테르의 밀접함을 적극적으로 무대에 반영한다. 미니멀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김광보 연출은 대극장을 두르는 대형 투명 아크릴 벽체와 집 구조물을 통하여 자연의 모습을 투영한다. 3막에서는 투명한 배경 뒤로 5톤여 가량의 비가 내리며 샤를로트와 베르테르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겨울이 배경인 4막에서도 안타까운 사랑의 결말을 눈으로 치유하며 자연주의를 투사한다. 무대 디자이너 박상봉은 “베르테르와 샤를로트를 둘러싼 투명한 사각박스는 그들의 사랑을 담은 세계다. 마치 스노우볼처럼 그 시간과 풍경을 간직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라고 그 의도를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오페라단은 평소 오페라를 즐겨 관람하는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오페라 입문 관객들이 두루 참여할 수 있도록 4월 둘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3주에 걸쳐 오페라 미리보기 강의를 진행한다.

4월11일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봄바람이여 왜 나를 잠 깨우는가? 시와 자연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페라 베르테르' 강의로 문을 연다. 4월18일 두 번째 강의는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의 '미리 만나는 베르테르'로 진행된다. 마지막 강의는 4월23일 피아니스트 조은아의 '프랑스 음악: 까탈스러운 취향의 발견'으로 막을 내린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