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폭발한 해학과 풍자가 안방극장에서도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2012년 제18대 대선 이후 점점 위축일로를 걷다가 올해 들어 씨가 마르다시피 했던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의 정치풍자 코너들이 속속 부활하는 중이다.

올해 3월 폐지됐던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내 친구는 대통령’은 16일 돌아온다. 대통령의 오랜 친구가 친분을 앞세워 청와대에서 재워달라는 등 사적인 부탁을 일삼는 내용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국을 예언했다는 입길에 올랐다.

'내 친구는 대통령'

다양한 정치·사회 현안을 간단명료하게 알려주는 뉴스 형식의 ‘엘티이(LTE) 뉴스’는 23일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1월30일 종영한 지 약 1년10개월 만이다. 당시 앵커 역 강성범 김일희가 세월호나 국무총리 인선 문제 등 정치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왜!”라고 언급하고, 논란이 일 때마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에 나선다는 돌직구 멘트로 주목받았다.

원년 멤버 강성범 김일희가 앵커로 다시 나오고, 임준혁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패러디하는 내용이 추가된다. 이외 JTBC ‘썰전’을 패러디한 새 꼭지 ‘살점’을 지난 10월12일 시작했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도 세태를 꼬집는 등 풍자 코너들이 늘고 있다. ‘1대 1’ ‘세.젤.예’에서 시동을 건 뒤 1년 만에 돌아온 ‘민상토론2'로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13일 방영분에서는 “한명만 조사받으면 된다? 그게 누굽니까?” “설마?”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 하는가 하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검찰수사를 받는 장면을 패러디하고, 조사 많이 했다며 파란색 상자를 뒤집어 종이 한장을 꺼내는 식으로 검찰의 ‘빈 상자 압수수색 코스프레’를 꼬집기도 했다. “지금 연설문을 뜯어 고치고 있다”(김대성), “내가 이러려고 개그맨이 됐나 자괴감이 든다”(유민상), “다음 주에도 ‘민상토론2’는 우주의 기운을 모아 계속된다”(송준근) 등 발언 수위도 세다.

‘개콘’의 개그우먼 이수지는 ‘세.젤.예’ ‘민상토론2’에서 연이어 최순실을 상징하는 하얀 셔츠와 선글래스를 낀 채 출연했다. tvN ‘SNL코리아’의 김민교 역시 비슷한 분장과 스마트폰 등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했다. 유세윤은 최순실의 딸이자 이화여자대학교 불법 입학 논란의 중심에 선 정유라처럼 승마복장을 하고 말 인형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순실을 패러디한 'SNL코리아' 김민교(왼쪽)와 '개콘' 이수지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으로 사이다 웃음을 안겨주는 개그코너에 목말랐던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민상토론2’ 첫방 시청률은 전주 한자릿수에서 10.9%(닐슨코리아 집계)로 1.2% 상승했다.

 

사진=SBS KBS2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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