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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리틀 드러머 걸’ 박찬욱 감독 “플로렌스 퓨, 정말 보기 드문 배우”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까지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박찬욱 감독이 생애 첫 TV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영국 BBC와 미국 AMC와 협업해 탄생한 ‘리틀 드러머 걸’의 감독판은 3월 29일 왓챠 플레이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됐다. 영화 연출을 넘어 TV드라마 연출까지 정복한 박찬욱 감독은 하나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기분에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리틀 드러머 걸’은 1979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분쟁이 유럽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 무명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이스라엘 비밀요원 가디(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이스라엘 정보국에 투입돼 비밀 작전을 펼치며 첩보물 안의 로맨스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찬욱 감독은 3월 23일 진행된 6시간 GV를 통해 자신이 만든 드라마를 처음으로 전편 다 봤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됐다는 점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리틀 드러머 걸’ 전편을 관객들이 극장에서 볼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저 역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 순간이었죠. 아무리 TV드라마라고 해도 영화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리틀 드러머 걸’을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작했어요. 요즘 많은 분이 가정에서도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보시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6시간 정주행 시사는 제게 뜻깊었죠.

”극장용 영화는 후반작업을 마치고 기술시사, 언론시사를 하면서 작업이 마무리되는데 TV드라마는 작품을 다 만든 다음 TV방송을 거친 후 감독판까지 작업해야하니 복잡했죠.(웃음) 저 역시 전편을 다 볼 기회가 없었어요. 감독판을 만드느라 지난해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작업했거든요. 일을 끝내고 나서 귀국한 뒤 다른 작업을 하느라 감독판을 볼 기회가 없었죠.“

”TV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좋았던 건 아쉽게 편집해야되는 장면이 얼마 없다는 것이었어요. 원작을 각색하다보면 좋은 부분을 작품에 넣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테레즈 라캥’으로 ‘박쥐’를 만들었을 때 좋은 부분이 있어도 러닝타임 때문에 넣지 못한 장면이 있어요. ‘리틀 드러머 걸’은 제작 시간이 충분했죠. 그리고 조연분들도 편집 때문에 희생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분들의 연기를 다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안 좋았던 점은 이 드라마를 극장에서 못 본다는 거겠죠.(웃음)“

이 드라마는 다른 첩보물과 큰 차이를 보인다. 액션이 주를 이루는 첩모물과 다르게 ‘리틀 드러머 걸’은 찰리와 가디의 로맨스 이야기로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박찬욱 감독은 존 르 카르 작가의 원작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그의 노력이 방송판에서 오롯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감독판을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을 모두 담아냈다.

”감독판 1화 첫 장면에서 칼릴(샤리프 카타스)이 폭탄을 만드는 장면이 있어요. TV방송에서는 없던 부분이었죠. 그리고 쿠르츠(마이클 섀넌)이 알렉시스 박사(알렉산더 베이어)에게 칼릴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을 늘렸어요. 그 장면을 제가 가장 좋아하거든요. 방송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장면이 많았죠. 뼈아픈 편집작업을 많이 했어요. 감독판에서 제가 넣고 싶은 부분을 다 넣었죠.“

”존 르 카르 작가의 첩보 소설에는 액션이 많지 않아요. 저는 그 점을 정말 좋아하죠. 추격전, 총싸움, 몸싸움 대신 다른 것으로 ‘리틀 드러머 걸’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찰리(플로렌스 퓨)와 가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관계에서 나오는 다이나믹함과 심리 게임으로 보는 이들의 몰입감을 높이려고 했어요.“

‘리틀 드러머 걸’을 TV드라마로 만든 이유는 뭘까? 우선 존 르 카르 작가 가족들이 BBC와 제작 계약을 끝낸 상태여서 박찬욱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원작의 배경을 한국 환경에 맞게 바꾸기 보다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리틀 드러머 걸’을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 수도 있었죠. 작품 속 배경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1970년대 말 유럽에서의 다툼을 남북한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르 카르의 원작을 읽으면서 그 지역성을 버리는 건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유럽-영국이 개입과 간섭, 지원 등이 얽혀 있었으니까요. 원작을 읽고 ‘우리만 이런 역사를 겪는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를 보는 분들도 이 점을 이해하시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에서 찰리 역을 맡은 플로렌스 퓨는 기존의 첩보물 여성 주인공들과 다르다. 섹시함을 강조하지 않고 진취적이며 남성 주인공에 휘둘리지 않는다. ‘레이디 맥베스’를 통해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플로렌스 퓨를 캐스팅한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신했다.

”플로렌스 퓨가 출연한 ‘레이디 맥베스’라는 영화를 좋아해요. 이 영화를 만든 윌리엄 올드로이드의 연출도 인상적이었죠. 1화에서 찰리가 버나드 쇼 작품을 연기하잖아요. 그 장면 리허설을 윌리엄 올드로이드에게 맡겼어요. 어떻게 보면 우정연출이네요.(웃음) ‘레이디 맥베스’는 싫어해도 플로렌스 퓨의 연기는 다 인정하잖아요? 나이는 어린데 표정은 성숙하고. 정말 보기 드는 배우였죠.“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매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관심이 있긴 하지만 연출을 미룬 작품들 중에 남성 중심의 영화들도 있어요. 운과 때가 맞은 거죠. 그래도 다른 남성 감독들에 비하면 제가 여성 주인공 영화에 많이 끌리는 건 사실이에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왓챠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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