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샤이(Shy) 박근혜’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의 보이지 않는 지지층을 빗댄 ‘샤이 트럼프’에서 차용한 말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 5%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지지층이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22일) JTBC ‘뉴스룸’에서는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샤이 박근혜’의 실체를 해부했다.

 

◆ ‘샤이+트럼프’에서 차용

얼마 전 끝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예상을 깨고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힐러리에게 패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미 전문가들은 수줍음을 뜻하는 ‘shy’와 ‘트럼프’의 합성어인 ‘샤이 트럼프’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라는 걸 부끄러워서 숨겨오다가 투표장에서 본심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 투표 안해 비교대상 없어

요금 ‘친박(친박근혜)계’는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대통령 지지율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트럼프 대신 박근혜를 넣어 ‘샤이 박근혜’라 칭하며 박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도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JTBC는 ‘샤이 박근혜’는 성립할 수가 없는 용어라고 단정지었다. 이는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개념인데, 5%라는 지지율은 나와 있지만 비교할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투표를 안 했기 때문이다.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샤이 트럼프’는 사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결과, 투표결과가 불일치했을 때 설명하는 개념인데, 현재의 낮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샤이 박근혜’로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 여론조사 오히려 반대 결과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트럼프 현상을 연결지으려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JTBC는 박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 실제로 있느냐를 분석하면서 여론조사 응답률과 의견유보, 무당층의 비율 등을 통해 추론했다.

먼저 응답률을 분석한 결과, 11월 들어 응답률이 조금씩 줄었다. 응답률이 줄었다는 것은 마음을 숨기고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10월까지 확장해서 보면 응답률이 오히려 늘었다.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의사 표현이 더 적극적으로 바뀐 것이다.

의견유보 비율 역시 지난주에는 올라갔지만, 10월까지 확장하면 오히려 8% 포인트 정도 줄었다. 따라서 최순실 사태 이전에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건 이후에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정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JTBC는 박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60대·TK 지지율 급락

또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는 60대 이상의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최순실 사건 전까지는 의견유보가 최대 15%에 달했지만 이후 6%까지 급락했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60대 이상에서도 정치적인 입장을 보다 뚜렷하게 정리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콘크리트의 또 다른 축인 TK 지역도 18%였던 의견유보가 2%로 뚝 떨어졌다. 정당 지지율도 새누리당은 급락했다.

 

◆ ‘샤이 박근혜’는 친박의 환상

결국 여당에서 샤이 박근혜를 외치는 건 새누리당의 지지율 15%를 박 대통령에게 끌어오자 는 것이고, 유보층 32% 중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대통령을 엄호하거나 보호해줄 수 있을 만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명분과 근거를 찾을 수가 없는 그런 게이트다. ‘샤이 박근혜’보다는 ‘셰임(shame) 박근혜’ 면목이 없는, 창피한 이런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JT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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