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휴일까지 반납한 채 가두 행진하며 목청껏 구호를 외치다 보면 허기가 둑 터지듯 밀려든다. 촛불집회도 식후경이다. 사전 혹은 사후에 든든히 속을 채워놔야 자괴감(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됐나)도 줄어들고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아른거린다. 광화문 일대 맛집들을 모았다.

 

■ 광장시장

종로에 있는 광장시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먹거리가 가득하다. 해물탕, 육회, 빈대떡, 마약김밥 등 골목마다 빼곡이 자리한 식당들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백종원 삼대천왕 김밥편에도 소개됐던 ‘원조누드김밥’, 두툼하고 바삭한 ‘순희네 녹두빈대떡’, 육회골목의 대장 ‘육회자매집’ 등은 유명세를 많이 탄 대표 맛집들이다. 이 외에도 골목 사이사이 포장마차들도 많아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하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청진옥

오랜 시간 찬바람을 맞은 뒤 뜨거운 해장국밥 한사발이면 몸이 절로 녹는다. 1937년 개업한 청진옥은 촛불집회가 열리는 날엔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려 메뉴가 해장국 하나로 제한된다. 해장국밥은 특(1만2000원)과 보통(1만원) 주문이 가능하다. 반찬은 시원한 깍두기와 파. 내장과 선지가 들어간 해장국은 배추가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내용물이 풍성하고 밥의 양도 많다. 서울 종로1가 24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층/ 02)735-1690

 

■ 무교동 낙지

청진옥 뒤편에는 30년 전통의 무교동 낙지가 있다. 오동통하고 부들부들한 낙지에 매콤한 양념맛이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쓱쓱 비벼서 한 숟갈씩 퍼먹으면 좋은 밥안주가 된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 연포탕은 야채가 많이 들어가서 좋다. 종로구 종로3길 30/ 02)720-3025

 

■ 서린낙지

종로 피맛골 시절부터 유명한 서린낙지는 1959년 오픈해 5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콩나물이 듬뿍 올려진 베이컨 소시지 불판(1만5000원)과 매운 낙지볶음(1만8000원)이 주 메뉴다. 소시지, 베이컨 추가 시 각 1만원이 든다. 이외 조개탕, 파전, 계란말이를 판매한다. 불판에 낙지볶음 국물을 부어서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먹는 게 포인트다. 시원한 동치미와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온다. 종로1가 24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2층/ 02)735-0670

 

■ 충무집

통영 지역 특산물인 각종 생선이 매일 직송된다. 잡어회(6만5000원, 8만5000원), 아나고회(4만8000원), 바다장어구이, 소라무침, 굴회, 굴전, 구파래국, 굴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도다리쑥국이나 멍게비빔밥, 갈치조림 등이 수준급이다. 단품 식사메뉴로는 물메기, 잡어매운탕, 갈치조림 등이 1만3000~8000원 선이고 멍게밥이 세트로 들어가면 1만3000~2만1000원이다. 중구 남대문로9길 24 지하/ 02)776-4088

 

■ 복이오

담백한 맛의 활복 전문점으로, 추운 날이면 맑고 뜨끈한 국물이 절로 생각난다. 지리와 매운탕으로 제공되는 복국은 밀복(1만7600원, 2만2000원), 은복(1만1000원, 1만3200원), 까치복(1만9800원, 2만5000원) 등이 있다. 일품요리로 복껍질무침, 복까스, 복튀김, 복불고기, 복찜, 복수육, 복소금구이 등을 1만2000원에서 5만2000원에 먹을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인 복이오 복삼탕(3만원)은 밀복과 낙지와 전복을 같이 끓여내는 보양식이다. 중구 무교로 14 코오롱빌딩 2층/ 02)779-3366

 

■ 부민옥

1956년부터 이어져온 부민옥의 주력 메뉴는 양무침(3만원), 육개장(8000원), 추어탕(7000원) 등 해장국류와 생선찜인 부산찜 등이다. 묵직한 옛 맛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다. 쇠고기 수육은 고기 양이나 음식 수준에 비해 가격이 착한편이다. 중구 다동길 24-5/ 02)777-4323

 

■ 용금옥

서울식 추탕을 처음 선보인 1세대 추어탕 집이다. 1932년 개업해 80년 역사를 자랑한다. 맵고 칼칼한 맛의 서울식 추탕과 저녁 술안주 메뉴로 적당한 추어튀김 등을 판매한다. 중구 다동길 24-2/ 02)777-1689

 

■ 내강

좁은 공간이다. 벽면을 바라보고 식탁이 있고 등받이 없는 의자가 8개쯤 있다. 비빔밥이 주력 메뉴이며 정갈한 나물들과 강된장, 시원한 김칫국이 별미다. 가격 대비 음식은 수준급이다. 중구 다동길 172/ 02)777-9419

 

■ 무교동북엇국집

조미료 사용이 절제된 북엇국이 단일 메뉴로 나온다. 채 썰듯 가늘고 길죽하게 잘린 두부가 독특하다. 새우젓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된다. 셀프로 먹을 수 있는 반찬은 양념 오이지와 부추겉절이다. 속이 든든히지며 해장용으로도 딱이다. 중구 다동 173/ 02)777-3891

 

■ 리북손만두

코오롱 빌딩 옆 골목길 한옥에 자리한 리북손만두의 대표 메뉴 만둣국은 피도 두껍고 속이 잔뜩 든 어른 주먹만한 만두 네 개가 전부. 만두도 국도 슴슴하다. 여러 명이 먹으려면 만두전골을 시키면 된다. 매콤달콤 시원한 맛의 김치말이(국수/밥)는 국물이 새빨갛고 얼음까지 동동 띄워져 있다. 빈대떡이나 수육과 먹으면 제격이다. 김치말이(밥 7000원/국수 8000원) 만둣국 8000원, 빈대떡 1만5000원. 중구 무교동 27/ 02)776-7350

 

■ 한우 참숯골

코오롱 빌딩 맞은편 참숯골은 고기가 맛있고 실속 메뉴로 인기가 많다. 대표 메뉴는 안창살(5만8000원)과 생갈비(5만9000원). 안창살은 마블링이 좋고 야들야들하다. 단지로 주는 샐러드, 영양부추, 신선한 야채와 함께 먹으면 끝내준다. 영양돌솥밥(1만원)은 대추, 인삼, 콩 등이 가득 얹혀 있고 돌솥에서 밥을 긁어내 덜어 먹고 보리차를 부어 놓으면 구수한 숭늉이 된다. 한우와 멸치로 국물을 낸 된장찌개와도 잘 어울린다. 중구 무교동 19 체육회관빌딩 2층/ 02)774-2100

 

■ 곰국시집

곰국에 국수를 말아주는 집이다. 양지로 우려낸 맑은 국에 제법 굵은 국수가 들어 있고 고명으로는 얇지만 제법 여러 점이 나오는 양지와 파, 호박, 양송이 버섯 등의 야채가 푸짐하다 싶을 정도로 올라가 있다. 국물 맛은 걸죽하고 깔끔 담백하다. 함께 나오는 매콤한 겉저리 스타일의 김치와 딱 맞춰 놓았다. 대표메뉴 곰국수(8000원) 전골국수(1만5000원) 수육(5만5000원). 중구 무교동 12-1/ 02)756-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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