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몰카' '감시' '불법촬영' 등의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왓칭'은 본의 아니게 시의적절한 영화가 됐다. 지하주차장이라는 공간, CCTV 감시라는 소재를 통해 밀폐된 장소에서 한 인간이 얼마나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왓칭'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 '패닉 룸'과 '룸'을 생각나게 한다. 다양한 곳에서 연쇄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공포 스릴러와 차별화를 뒀다.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불편함, 지하주차장이 주는 공간의 두려움이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또한 '데이트 폭력'까지 다루며 영화는 많은 사회적 이슈를 한꺼번에 집어넣었다. 물론 다 집어넣다보니 이 영화를 어떤 것에 의한 공포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있다. 그럼에도 '왓칭'이 선사하는 공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건 강예원, 이학주의 연기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강예원은 '날 보러 와요'에서 보여준 '스릴러 퀸'의 면모를 '왓칭'에서 업그레이드해 드러낸다. 영우라는 캐릭터의 전사가 부족함에도 이를 신경쓰지 않게 만드는 그의 폭발적인 감정 연기, 상황에 따라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세세하게 연기로 풀어내 마치 관객들이 강예원에 이입하게 만든다.

강예원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이학주 역시 '왓칭'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학주는 선한 얼굴에 감춰진 악마같은 모습을 끄집어낸다. 미소만 지어도 서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마치 공포 상황을 즐기는 듯 자유롭게 연기하는 느낌을 준다. '뺑반'에서 단역인 가르마 역을 맡아 류준열을 단숨에 제압하는 액션을 선보였던 그가 '왓칭'을 통해 그 이미지를 이어간다.

영화는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 이외에 CCTV 화면으로 스크린을 채워 보는 이들이 직접 감시자가 된 듯한 느낌을 주며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강예원, 이학주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피 터지는 잔인함도 눈길을 끈다.

다만 이학주가 강예원에게 "누나 사랑해요" "사랑한다는데 왜 제가 싫어요?"라는 대사를 계속 해 준호(이학주)의 의도를 이해시키는 데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한다. 또한 탈출에 필요한 열쇠를 떨어뜨리는 등 우연을 가장한 극적인 상황 연출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려 아쉬움으로 남는다.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로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현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반면 한 곳에서 펼쳐지는 공포여서 그런지 필연이 아닌 우연의 사고들이 발생해 극 중간중간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러닝타임 1시간 37분, 15세 관람가, 4월 17일 개봉.

사진='왓칭'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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