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6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주말 촛불집회에 대해 외신들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시위”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유례없는 대규모 집회가 평화적이고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국 사회의 시위 문화에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AFP 캡처

◆ AP·AFP “추운 날씨에도 150만 시위 물결”

AP통신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주최 측 추산 150만 명, 경찰 추산 27만 명으로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거리의 시위 물결”이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각각 “1987년 민주화 항쟁 이래 최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 가운데 하나”라고 표현했다.

AFP통신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15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며 “시민들은 1분간 촛불을 끈 뒤 다시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 캡처

◆ 신화통신 “무료 커피 나눠주는 등 평화적”

외신들은 특히 주말마다 이어지는 대규모 집회가 매번 평화적이고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첫눈이 내린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인파가 서울 중심가를 채웠다”며 “승려가 목탁을 치며 행진하거나, 애완견을 안고 동참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가게들은 시민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기도 했다”고 시위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서울 도심의 모든 골목길이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집회는 평화적이면서도 축제 분위기였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시위 문화가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은 “농부, 승려, 대학생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며 “‘트랙터 시위’가 무산된 가운데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 캡처

◆ 일본 “내달 초 탄핵 발의”

일본 언론들은 특히 탄핵 전망과 검찰 수사 방향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촛불을 든 집회 참가자들의 사진과 함께 “집회의 기세가 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하면 사상 최초의 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한국 검찰이 박 대통령이 최순실 피고와 공모관계라고 인정한 이후 최대의 인원이 집회에 모였다”고 전한 뒤 “대통령이 TV로 집회 상황을 계속 지켜봤다”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다음 주 초에 탄핵소추안을 확정해 이르면 다음 달 2일 발의할 전망”이라며 “대통령이 보수층의 지지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 탄핵찬성파를 견제하려고 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NYT캡처

◆ 교민들 해외서 잇따라 집회

한편 해외에서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에펠탑 부근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선 26일(현지시간) 교민, 유학생, 관광객 등 한인 400여 명이 참가한 집회가 있었고 독일의 베를린, 이탈리아 로마,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교민 등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인도 뉴델리의 주인도한국대사관 앞에서도 26일 오후 교민여성모임 '미씨인디아' 주도로 집회가 열려 교민과 유학생 등 3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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