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드라마는 볼 게 없다? 종편 예능은 화제가 안된다? 고정관념을 깨는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부터 시작해 KBS2 ‘닥터프리즈너’,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공중파 드라마가 신선한 소재와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을 다시금 끌어모으고 있다. 일일드라마의 강세로 '공중파 드라마는 어르신들만 본다'는 오명을 벗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참신한 시도가 성공을 거두며 다시 한번 드라마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와 함께 종편 예능프로그램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미스트롯’은 TV조선의 주요 시청 연령층인 중장년층의 마음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아내의맛’ ‘모던패밀리’ ‘도시어부’는 여전히 중장년층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

지상파 드라마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면 종편 예능은 날카로운 분석으로 주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방법은 다르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두 시도 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만 해도 지상파 시상식에는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생소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그들만의 리그”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색채를 벗어나며 온라인 상에서는 케이블보다 지상파 드라마가 더 재밌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참신한 시도가 시작이었다.

배우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가 주연을 맡은 SBS ‘열혈사제’는 현재 동시간대 방송 프로그램 1위, TV화제성 1위, 최고 시청률 23.6%로 인기몰이 중이다. 제목 그대로 불같은 성격의 사제 김해일(김남길)이 비리를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사이다 전개와 코믹과 액션을 넘나드는 구성에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검사 박경선으로 분한 이하늬는 미남을 밝히는 얼빠이면서 거친 입을 자랑하는 등 독특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해일의 스승이자 은인인 이영준 신부의 죽음으로 범죄 카르텔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다소 묵직한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내 쉽게 접근해 호응을 얻었다.

KBS2 ‘닥터 프리즈너’는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남궁민)이 교도소 의료 과장이 된다는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10일 기준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한 ‘닥터프리즈너’는 감옥과 메디컬의 결합은 이제껏 만나기 어려웠던 조합을 보여줬다. 또한 ‘SKY캐슬’로 주목받은 배우 김병철과 최원영이 다시 한번 뭉쳤다는 점 또한 이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독한 캐릭터들이 서로를 물고 뜯는 긴박한 호흡 속에서 반전이 계속되며 시청자들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또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이번주 성공리에 첫방을 마쳤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9kg나 살을 찌웠다는 김동욱은 6년차 ‘철밥통’ 공무원부터 불의를 참지 못하는 왕년의 유도 교사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또한 코믹과 풍자는 여전히 좋은 조합이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과으로 발령난 조진갑(김동욱)이 어떻게 철밥통을 걷어차고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설 것인지 사이다 전개가 기다려지고 있다. 재미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억울해도 참아야만 하는 ‘을’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 공감도 얻고 있다.

종편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내일은 미스트롯’은 연일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그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TNMS에 따르면 ‘내일은 미스트롯’은 2부에서 10% 대를 돌파하며 첫방송부터 11일 방송된 7회까지 매회 연속 시청률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12일) ‘미스트롯’의 열기를 이어갈 '내일은 미스트롯 효 콘서트'는 예매 사이트인 ‘하나티켓’이 포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물론, 서울 콘서트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임박이 떴다. 우리나라의 아이돌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임에도 말이다.

이처럼 ‘미스트롯’은 말그대로 종편 예능의 역대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호평에는 종편 채널의 주요 시청자층인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TV조선 ‘아내의 맛’은 부부들의 일상을 잡아냈고, 채널A ‘도시어부’는 주말이면 낚시를 나가는 게 삶의 낙인 아버지들에게 가장 핫한 예능이다. 중장년층을 타깃층으로 했지만 지루하거나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미스트롯은 3대가 같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목요일의 프듀’가 됐으며, ‘도시어부’는 젊은 게스트의 투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힐링되는 낚시의 즐거움을 전파해 낚시가 취미가 된 젊은이들도 생겨났다.

끝은 두고봐야 아는 법. 고정관념처럼 여겨졌던 이미지들을 극복한 지상파와 종편의 반전의 반전은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사진=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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