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강예원은 ‘왓칭’을 통해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 속 ‘몰카’ ‘감시’에 대한 공포는 강예원이 현실에서도 느끼는 공포였다. 특히 집에 혼자있거나 갇힌 공간에 홀로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공포일 것이다.

“애완견 때문에 집에 CCTV 2대를 설치했어요. 가끔 CCTV를 온오프하는 걸 까먹어서 샤워도 편하게 하지 못했어요. 이젠 몇 년째 CCTV를 켜놓지 않아요. 이걸 없애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죠. 혼자 집에 있으면 불안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왓칭’을 찍고 집에 설치된 CCTV를 다시 확인해보게 됐어요. 분명 CCTV는 사회적으로 필요한데 악용된 사건이 있다보니 이런 영화도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강예원이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많듯 영화 취향도 그쪽으로 치우치게 됐다. 하지만 배우로서 작품을 보는 것과 개인 취향은 달랐다. 자신이 배우인 만큼 관객들에게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의무가 있고 스스로도 다양한 영화, 캐릭터를 해나가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평소에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요.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어두운 이야기에 관심이 많죠. 그렇다고 연기를 하면서 제가 어떤 장르의 작품을 할지 고민하진 않아요. 하나 바람이 있다면 연기하고 싶은 에너지를 잃지 말자는 것이에요. 스스로 마인드컨트롤하는 걸 힘들어하는데 그래서 저를 더 채찍질하고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악바리 근성.’ 강예원은 이 한 단어로 자신을 설명했다. 20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강예원이 영화계에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끈질긴 노력과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기 말고 못하는 게 많다는 강예원은 그런 현실을 인정하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영우가 ‘난 절대 죽지 않아’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대사가 정말 좋았어요. 제 인생을 그대로 대변한 대사같았죠. 지금까지 저는 대학 시절부터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남았어요. 항상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았죠. 악바리 근성을 잃지 않는다면 앞으로 뭐가 됐든 잘 해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컴맹에 시력도 안 좋은데 영화에서 PPT 작업하는 장면이 나와서 좋았어요. 뭔가 전문직 여성 캐릭터를 맡아 기분이 좋았죠. 그런 장면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멋있잖아요. 영우처럼 뭘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데 저는 잘할 줄 아는 게 몇 개 없어요. 그림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많이 그리는 편이고. 저는 성악 전공이어서 그 분야와 연기말고는 전문적으로 특출난 게 없더라고요. 컴퓨터랑 친하지 않고요.(웃음) 그래서 영우가 PPT 작업하는 장면을 찍을 때 기분이 좋았나봐요.”

강예원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병을 앓았다. 밥을 많이 먹어도 살이 쪽 빠지는 무서운 이 병을 강예원은 강한 의지로 이겨냈다. 아직 완치가 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그는 이를 통해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고 느꼈다. 살아간다는 것, 연기할 수 있다는 것. 강예원의 강한 의지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요소가 될 것이다.

“‘왓칭’이라는 영화가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 공간에서 계속 촬영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 배우로서 좋은 공부가 됐죠. 또한 사회적인 이슈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됐어요. 관객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경각심을 느끼실 수 있겠지만 영화는 영화인만큼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 이후에 좋은 작품이 알맞은 타이밍에 저한테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최근에 예능에 많이 출연했는데 지금은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제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었는데 현재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계속 피검사를 받아야하죠. 역시 건강이 최고예요. 이 몸 하나 잘 관리해서 관객분들에게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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