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2일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보호를 지향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행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깨끗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친환경이 거론됐다면 요즘에는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소비 형태인 ‘필(必)환경’이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패션업계도 일상생활에서 버려질 수 있는 소재를 리사이클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제조공법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에게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에프알제이 제공

쓰레기로 버려질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의류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글로벌 데님 캐주얼 브랜드 FRJ는 원두 찌꺼기를 재활용한 기능성 청바지 ‘아이스카페데님’을 선보이고 있다. 커피 원두를 내리고 난 뒤 남은 찌꺼기에서 나노 입자를 추출해 원사에 적용한 제품으로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하는 흡한속건 기능이 장점이다.

여기에 원두가 가진 소취 기능으로 땀 냄새 등 악취를 조절해준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첫선을 보였으며 올해는 크롭테이퍼드 핏을 포함한 남성 9종, 여성 9종으로 핏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올해 오가닉 코튼 소재로 만든 친환경 청바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팀버랜드 제공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팀버랜드도 친환경 소재를 강조한 ‘네이처 니즈 히어로즈 컬렉션’을 새롭게 론칭했다. 팀버랜드는 그동안 친환경 제품 생산과 함께 다양한 환경 활동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전 세계 96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으며 3억1000만개의 플라스틱 물병을 신발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팀버랜드는 2020년까지 신발의 100%를 재활용 소재, 재생 가능한 소재 혹은 유기농 소재를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진=유니클로 제공

글로벌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는 워싱 공법을 개발했다. 나노 버블 세정과 물을 사용하지 않는 오존 가스 세정을 조합한 기술로 물을 적게 쓰고도 품질과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유니클로, GU, 띠어리 등 그룹 산하 전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청바지에 해당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며 2020년 기준 3조7000만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고어사 제공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에 사용되는 고어텍스 소재로 유명한 고어사도 2020년 말까지 재킷, 신발 등 소비자 의류 원단 전 제품의 85%에 해당하는 제품 제조 전체 과장에서 환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과불화화합물(PFCEC)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 올해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박람회에서 공개한 신제품 ‘고어텍스 3 레이어 라미네이트’는 PFCEC가 제거된 내구성 발수 처리 겉감과 원액 염색 및 리사이클 소재의 장점이 결합된 새로운 안감 섬유로 이뤄져 친환경은 물론 캠핑, 하이킹, 여행, 골프, 스키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알맞은 내구성과 보호기능을 제공해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다.

사진=한세엠케이 제공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앤듀는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해 환경보호 내용을 담은 ‘친환경’ 티셔츠를 공개했다.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새롭게 개발한 오가닉 소재는 화학 처리를 하지 않아 분해가 빠르다. 여기에 특수 가공을 통해 오가닉 특유의 거친 표면이나 빈티지한 느낌은 걷어내고 부드러운 촉감과 쾌적함을 살렸다. 티셔츠에는 멸종 위기에 놓은 눈표범과 북극곰, 다양한 생명체들이 서식하는 자연을 보존하자는 메시지를 총 5가지 디자인으로 담았다.

사진=오보이매거진 제공

라이프웨어 브랜드 나우는 오보이 매거진과 협업해 ‘Green is the new black’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환경 관련 이슈와 콘텐츠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에게 “환경은 지루한 게 아니다”라고 전한다. 이달 오보이 매거진에서 모델들이 착용한 ‘Green is the new black’ 티셔츠는 살충제를 쓰지 않고 자연 훼손을 막는 오가닉 코튼을 사용해 의미를 더한다. 해당 티셔츠는 전국 나우 매장과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수익금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된다.

생산 과정의 혁신과 함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신소재 역시 친환경 라이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H&M은 매년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든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선보이며 친환경 패션을 만들고 있다.

사진=H&M 제공

H&M이 올해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에서 선보인 지속 가능한 신소재에는 파인애플 잎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섬유로 만든 천연가죽 대체재인 피냐텍스, 녹조류로 만든 부드러운 발포 고무인 블룸 폼, 오렌지주스 생산 시에 나오는 부산물로 제작돼 지속 가능한 실크 소재와 같은 느낌을 주는 오렌지 섬유 등이 있다. 화려함과 혁신의 밸런스를 구현하고 있는 이번 컬렉션은 자연의 아름다움, 우리의 행복에 미치는 자연의 영향력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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