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지난 18일 신보 ‘마더’로 돌아왔다. 이번 신보는 2015년 ‘그.리.다’ 이후 4년 만에 발매한 앨범으로 새로 녹음한 신곡 7곡과 기존 앨범에 수록돼있던 3곡, 미발표곡 2곡 그리고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총 13곡이 담겼다.

또한 그는 ‘마더’ 발매와 함께 전국투어를 준비했다. 지난 21일 용인에서 시작해 강릉, 대구, 제주, 부산, 여수에 이어 5월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수미는 오늘(23일) 신보 ‘마더’의 발매 및 전국투어 기념해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조수미와 콘서트를 꾸밀 기타리스트 페데리코 파치오티도 함께했다.

조수미의 기자간담회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신보 ‘마더’는 어떤 앨범인가

오래 준비했다. 여러분께 드리고 싶던 선물이었다. 이번 앨범은 ‘마더’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어머니 그리고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노래를 담았다.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 하지만 클래식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잘 묘사한 곡이면 장르 상관없이 앨범에 넣었다. 서양악기와 우리 악기가 조합된 곡도 있고, 여러 나라의 민요도 있다. 또한 우리 어머니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곡들도 있고. 어떤 앨범보다 많은 분께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버이날 선물로도 좋지 않을까 (웃음)

Q. 어머니를 위한 음반을 하겠다는 개인적인 배경이 있는가

2006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이뤄지던 날, 많은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파리에서 공연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장례식에 오는 것보다 파리에서 예정대로 공연을 하길 원하셨다. 그날 그렇게 아버님이 떠나는 날은 원래 DVD 촬영이 예정된 날이었다. 모든 게 너무나 운명처럼 모든 것이 그 콘서트를 함께하지 못한 아버님을 위한 것처럼 되었다.

그렇게 그날의 실황이 담긴 영상은 ‘For my father’로 남게 됐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머니께서 ‘아버지는 영상으로 기억하는데 나를 위해서는 무언가를 준비하는 건 어떠니’라고 흘리듯이 말씀하셨다. 그때는 그냥 ‘어머니 공연을 많이 오셔라’라고 했지만 이제 어머니도 많이 늙으셨고 치매로 저를 못 알아보셔서 이제는 정말 어머니를 위한 음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어머니께는 이번 음반을 들려주셨나

내일 뵈러 간다. 한국에 들어온지는 삼일 밖에 안됐다. 들어오자마자 공연 준비를 하면서 여러 가지 바빠서 이제야 보러가게 됐다. 지금 전혀 저하고는 말씀이 불가능한 상태라 그저 음반을 틀어드리고 손을 잡고 다독여드리고 싶다.

Q. 이번 앨범에 어머니께서 평소 좋아셨던 곡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어떤 곡인가

이번 앨범에 ‘song for my mother taught me’란 곡을 좋아하셨다. 이 곡은 제가 전에도 2번을 녹음했다. 한번은 전에 발매했던 앨범에 들어갔었고. 지금 이 앨범에 들어간 ‘song for my mother taught me’은 체코 프라하에서 프라하 심포니와 공연을 하면서 녹음한 곡이다. 제 음악적인 욕심도 컸지만 어머니께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자한 욕심도 있었다.

Q. 앨범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어머니에 관한 수많은 곡들을 13가지로 정리한 것이 힘들었다. 장르 상관없이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게 듣는 것을 원했기에 그 안에는 폴란드, 스코트랜드 민요도 있다. 또 엄마의 품이란 조국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서 3.1절 100주년을 위한 노래 ‘I’m Korean’도 있다.

제가 비록 엄마가 되지 못했지만 저는 항상 엄마같이 큰 사랑을 품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 사랑을 담아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베풀 수 있는 사랑을 담고자 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유독 뿌듯한 것 같다.

Q. 수록곡 I’m Korean’에 대해 자세히 말하자면

저는 제가 ‘한국에서 온 소프라노 조수미’라는 것을 잊은 적 없다. 어떻게 보면 이 곡은 제 이야기이고 동시에 해외에서 사는 교민, 유학생들 등 같이 함께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을 담고 싶은 의미가 컸다.

그런데 우연히도 3.1절에 함께하게 되기도 해 영광이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의미를 주고 싶었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면 먼저 ‘어디서 왔냐’고 먼저 묻는다. 그럼 ‘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할 때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할 수 있게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Q. 훗날 북녘에서도 공연할 계획이 있는지

저는 한국이 낳은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이기도 하다. 저에게는 상징적이고 오랫동안 맡은 임무다. 저는 한국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라고 믿는다. 또한 모든 것을 떠나 정치인들이 갈 수 없는 곳에 예술가는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야 언제든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모든 것을 잊고 같이 음악으로만 교감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기면 좋겠다.

사진=SM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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