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출판계 트렌드는 '혼자'(Single), '북돋다'(Encourage), '자유·민주주의'(Liberal), '페미니즘'(Feminism)이었다.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올해 베스트셀러와 도서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혼자 요리하고 취미로 즐기기 위한 책, 힐링이나 카운슬링, 심리치료 관련 도서, 사회·정치 분야의 책, 페미니즘을 다룬 책 등이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며 이들 네 가지 트렌드의 앞글자를 딴 ‘SELF’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 ‘혼밥’ ‘혼술’ 등 싱글

‘혼자’의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다루는 도서들이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가정·살림 분야의 요리책 가운데 집밥 레시피나 블로거 레시피, 냉장고를 부탁해 등 혼자 먹을 요리의 레시피를 알려주는 책으로 해당 분야 내 점유율이 8.4%에 달하며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판매권수 신장률도 72.7% 신장했다.

개인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라이트 노벨, 그래픽 노블 등 취향 독서 분야에 대한 관심도 늘어 판매권수가 전년 대비 각각 16.6%, 32.6% 증가했다. SNS를 통해 공유하기 좋은 시집과 에세이 류의 도서도 독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혼밥족’ ‘혼술족’ 등 혼자 사는 삶이 부각되면서 출판시장에서도 이런 1인 가구를 겨냥한 책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우울한 해 위로하는 힐링

혼란스럽고 막막한 올 한해 책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에세이 분야에서 명상/치유 에세이류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79.4%나 급증했고, 카운슬링/심리치료는 33.9%,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27.8% 늘었다.

이 분야에서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 '그럴 때 있으시죠?' 등이 20∼30대 여성 독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 ‘최순실 게이트’ 인한 정치비평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을 맞아 정치비평서 판매가 전년 대비 5.5% 늘었다. 지난해에는 정치비평서가 전년 대비로 58.0%나 급감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10월과 11월에는 정치 비평서의 판매가 사회·정치 분야에서 각각 20.0%, 26.1%를 차지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사 강사 설민석의 책들이 인기를 끌며 한국사 분야 판매량이 24.2% 증가했다. 정치비평서를 산 독자 가운데 차지하는 20대 여성의 비중이 전년 대비 2배, 한국사는 3배로 늘어났다.

 

◆ 여성혐오 관련 페미니즘

강남역 '묻지마' 여성 피살사건으로 불거진 여성 혐오 논란으로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쏟아졌고 그만큼 판매량도 급증했다.

페미니즘 도서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로 2014년 2.5%, 지난해 7.3% 연이어 감소했으나 올해는 132.6%나 급증했다.

'여성 혐오를 혐오하다' ,'나쁜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의 도전',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가 이 분야 시장을 주도했다.

 

◆ 20대 여성 점유율 급증

한편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랑'이 차지했다.

혜민 스님의 에세이를 비롯해 한강의 '채식주의자',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윤동주의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유정의 '종의 기원' 등 국내 문학 분야의 책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성·연령별 판매권수 점유율을 보면 20대 여성의 비중이 지난해 12.9%에서 올해 21.7%로 8.8%포인트나 늘었다. 예스24 관계자는 "20대 여성이 기존 시·문학책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분야와 페미니즘 관련 책을 많이 사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40대가 35.6%의 비중으로 가장 책을 많이 사는 연령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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