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정리하는 연말 송년회 시즌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정농단 사태로 전국이 들썩이며 조용하게 지나가는 분위기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지인들과 송년회 모임을 마련한 사람들은 기발한 ‘송년회 건배사’로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건배사는 세태를 반영하면서 짧고 간결해야 한다. 굵은 음성으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 좋다. 요즘 유행하는 건배사를 모아봤다.

 

◆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을 모티브로 한 3행시가 주를 이룬다.

‘최대한 마시자, 순순히 마시자,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 ‘최후통첩입니다, 순순히 물러나시죠, 실수는 그만하세요’ ‘최고인 사람은, 순수하게 국민을 섬기는 사람이유~ 실패한 일들을 숨기면 천벌 받아유~’ 등이 있다.

 

◆ 위하야, 퇴근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건배사들이다. “왜 여당이 좋아할 ‘~위하여’만 하느냐”며 야권 지지자들이 우스개로 외치던 건배사에서 유행했다. ‘퇴근혜’는 퇴근해와 박근혜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건배사다.

 

◆ 비행기

박 대통령이 9월 청와대 만찬에서 밝힌 비행기 건배사를 패러디한 것도 인기다. 박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행하면, 기적을 이룬다’는 의미였지만, 시민들은 ‘비전도 없고, 행실도 나쁘고, 기가 찬다’고 비꼬았다.

 

◆ 장시호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장소 불문, 시간 불문, 호탕하게 마시자’도 인기다.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건배사들도 있다.

▶ 무한도전 (무조건 도와주고, 한없이 도와주고, 도와 달라고 말하기 전에 도와주고, 전화하기 전에 도와주자)

▶ 마당발 (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 오징어 (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 당신 멋져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살고 가끔은 져주자)

▶ 진달래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 소녀시대 (소중한 여러분 시방 잔 대봅시다)

▶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 사이다 (사랑을 이 술잔에 담아 다함께 원샷)

▶ 당취평~ 소취하~ (당신에게 취하면 평생 즐겁고, 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다)

▶ 사우디 아우디 (사나이 우정은 디질때까지, 아줌마 우정도 디질때까지)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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