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0년을 훌쩍 넘긴 장수 식음료 제품들이 최근 SNS상 인기 레시피의 재료로 주목받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시중에 나온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SNS에 이들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조합의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체에서는 소비자 레시피에 착안한 브랜드 확장 제품을 내놓거나 제품 후면에 레시피를 삽입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각 브랜드 제공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43년간 국내 칵테일 믹서 시장을 선도해 온 ‘진로믹서 토닉워터’의 확장 제품인 ‘토닉워터 깔라만시’ ‘토닉워터 애플’ 2종을 출시했다. 진토닉의 주재료 토닉워터가 젊은층 사이에서 최근 소주에 타 마시는 용도로 활용되는 점에 주목해 소주와 최적의 궁합을 이루는 소주 칵테일 전용 믹서 제품으로 선보인 것이다.

특히 ‘토닉워터 깔라만시’는 소주와 섞어 마시면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의 ‘깔라만시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소주와 스스로 알코올 농도를 조절하며 다양한 기호를 충족할 수 있는 토닉워터로 ‘쏘토닉(소주+토닉워터)’ 문화 전파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2월 ‘빠다코코낫’과 ‘야채크래커’를 업그레이드해 출시했다. '빠다코코낫'은 기존 일반 버터를 프랑스산 고급 천연무염 버터로 바꿔 풍미가 더욱더 깊어진 것이 특징이다. 또 필리핀산 코코넛의 함량을 늘려 특유의 달콤함을 더했고, 밀가루에 찹쌀과 맵쌀 등을 섞은 반죽을 사용해 더 바삭해졌다. ‘빠다코코낫’은 최근 '앙빠(앙금+빠다코코낫)'란 이름의 DIY 디저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가량 증가했다. 최근 ‘앙빠’ 레시피를 제품 후면에 삽입하는 등 본격적인 앙빠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각 브랜드 제공

'야채크래커'는 기존 8가지 야채(양배추, 당근, 피망, 브로콜리, 파, 케일, 브로콜리, 양파) 배합비를 조정하고, 바비큐 맛 페이스트를 추가하는 등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또 단백질 분해효소를 사용해 식감이 더 바삭하면서도 먹었을 때 입안에 잘 녹아 깔끔한 뒷맛을 준다. ‘말랑카우’와 함께 활용하면 대만 누가크래커 맛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채크래커'는 적당한 크기와 바삭함이 요리와 잘 어울려 카나페 등의 요리에 적용하는 식재료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에 롯데제과는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를 패키지 뒷면에 삽입했다.

모디슈머를 통해 알려진 이색음식이나 아이디어가 실제 신제품 출시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3월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를 출시해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 팥빙수나 팥죽을 간단히 만들 때 달콤한 맛과 통팥 함량이 높은 비비빅을 활용하는 레시피가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것을 참고한 것이다. 신제품은 특별한 마케팅 활동이 없었음에도 출시 1년간 250만개 이상 팔리며 비비빅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최근 출시한 두 번째 시리즈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 역시 팥과 인절미에 이어 한국인 입맛에 익숙한 재료인 흑임자 맛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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