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돼 책을 펴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는 일이다. 작가를 꿈꾸는 보통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독립출판'이 출판계의 새로운 바람으로 불어오는 가운데 자신의 소소한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 단상집을 출간해 많은 독자와 공명한 '보통' 작가 4인을 소개한다.

 

1. 흔글

“너의 곁에서 함부로 다정할게”

본명은 조성용(22)으로 인스타그램에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몇 십만 팔로워를 거느렸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쓴 글귀를 모은 책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전에 독립출판 형식으로 출간했던 책들을 출판사와 함께 다시 제작,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차트에 올리는 파워를 발휘하기도 했다.

책에는 기존 SNS에 올렸던 글귀, 시들과 짧은 산문이 담겼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랑에 임하는 자세, 연인에 대한 생각 등 달콤한 내용으로 인해 여성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데뷔작 ‘시쿵심쿵’을 비롯해 ‘사계절의 기록’ ‘무너지지만 말아’ ‘다정하게’ 등이 있다.

 

2. 가랑비메이커

“언제부턴가 나는 이뤄낸 것도 없이 너무도 바빠졌고 내가 그리워했던 이들에게서 야속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가랑비메이커는 작가의 필명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가랑비를 만들어 천천히 독자들을 적시며 위로하고 싶다는 뜻이다. 이름 없이 승부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24살의 평범한 대학생이다.

처음엔 방 안에서 남 모르게 나를 위로하기 위해 쓰던 일기를 SNS를 통해 공유했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출판했던 독립출판물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 많은 양이 팔렸다. 이후 입소문을 타 올해까지 재입고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도 꾸준히 재발행돼 독립서점을 통해 판매되는 중이다. 작가는 우울함과 고민의 단상을 짧은 글 형식으로 담아낸다. 더불어 위로의 메시지가 감성적이고도 아름다운 표현으로 펼쳐진다. 내년 초 두 번째 책을 낼 계획이다.

 

3. 김은비

“시간이 없다는 건 제약이 있다는 것이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김은비(26) 작가는 원래 드라마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 서울예술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매년 다이어리를 하나씩 꽉 채워 쓰는데, 친구들에게 보여줬다가 반응이 좋아서 출간을 결심하게 됐다. 2014년 첫 책을 출판해 3권의 책을 펴냈다.

책에 담은 이야기들은 스스로 겪은 사랑에 관한 것들이다. 데뷔작 내용은 이별 후 자신의 감정을 편안하게 써내려간 일기에 가깝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에세이다. 자신의 글을 통해 독자들이 다가올 사랑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가지게 도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첫 작품인 ‘스친 것들에 대한 기록물’을 시작으로 ‘꽃같거나 좆같거나’ ‘임시 폐업’ 등을 내놨다.

 

4. 백가희

“하얀 종이를 폈다. 잠시 생각을 하고 봤는데 하얗게 너만 가득했다.”

시집 '올림'의 백가희(23) 작가는 대구 출신이다. 미대 진학을 목표로 재수할 때, 머리를 식힐 겸 메모지에 쓴 감성적인 손 글씨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다 많은 관심을 얻었다.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손글씨를 시집처럼 엮어 책으로 출간했고, 지금은 모두 팔려 구할 수조차 없게 됐다. 짧은 글 형태의 감성적인 시를 주로 쓰는데 수준급 캘리그라피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대구 동성로의 한 카페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유명 카피라이터 정철이 소개해 화제가 됐다. 백 작가는 틈틈히 쓴 시들을 꾸준히 엮어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미래에는 미술과 글이 조합된 전시활동을 하는 게 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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