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불멸의 OST를 남겼던 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가 지난 15일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의 막을 올렸다. 2012년 5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흥행에 성공한 '보디가드'는 스토리와 음악과의 아름다운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크린에서 무대로 옮겨지면서 변화한 포인트를 짚었다.

Ponit 1. 스타와 경호원의 사랑 이야기

‘보디가드’는 팝 디바 레이첼 마론의 경호를 위해 최고의 보디가드인 프랭크 파머가 고용되면서 벌어지는 위기와 두 남녀 사이의 로맨스를 다뤘다. 1992년 개봉 영화에서는 레이첼 마론의 생명을 위협하는 스토커가 누구인지와 남녀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뮤지컬에서는 레이첼과 프랭크의 러브라인만큼, 레이첼의 언니인 니키와 프랭크의 관계가 중요하게 삽입된다. 영화에서는 비중이 적었던 두 자매와 프랭크의 삼각관계가 뮤지컬에서는 극적으로 드러나는 점이 흥미로웠다.

 

Point 2. 남녀 주연 캐스팅

영화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했던 고독하고 냉철한 프랭크 파머 역은 누아르 영화 ‘신세계‘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배우 박성웅과 뮤지컬 배우로도 맹활약 중인 이종혁이 맡았다. 18일 공연에 출연한 이종혁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없었으나 프랭크를 자신의 스타일로 변주했다. 비장한 분위기 속에 유머를 양념처럼 뿌려 관객과 노련하게 '밀당'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디바다운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을 갖춰야 하는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 괴물 보컬 손승연, R&B 가수 양파가 캐스팅됐다. 첫 뮤지컬 도전이라 관심을 모았던 양파는 이날 감성적이고 애절한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던 과거와 달리 파워풀한 가창으로 변신을 꾀했다. 휘트니 휴스턴과는 또 다른 곡 해석과 고음 구사로 귀를 호강시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도발적인 의상과 격정적인 춤까지 선보이며 디바다운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다. 반면 레이첼의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노래가 많긴 했으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연기 밀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Point 3. 주옥과 같은 음악

‘보디가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음악이다. 뮤지컬은 영화의 인기 사운드 트랙을 그대로 가져와 관객에게 익숙함을 선사했다. 더욱이 한국어 가사라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넘버들이 새로움을 더했다. 'How Will I Know' 'So Emotional' 'One Moment in Time' 등 10곡이 스토리 진행과 정교하게 맞물리며 펼쳐졌다.

뮤지컬에서 니키의 비중이 커진 만큼 음악 역시 이를 반영했다. 레이첼과 니키가 반목하는 장면에서 울려퍼진 넘버에선 두 여배우의 불꽃 튀는 가창력 대결이 눈길을 붙들었다. 휘트니 휴스턴에게 최초로 그래미 트로피를 안겨줬던 명곡 ‘Saving All My Love For You’는 니키의 넘버로 전환되기도 했다.

Point 4. 화끈한 액션

‘보디가드’가 주옥과 같은 음악으로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지만 최고의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보여주는 화끈한 액션장면 또한 놓치기 아까운 대목이었다. 뮤지컬에서는 영화처럼 역동적인 액션을 구현하기 힘들기에 남자 배우들의 액션장면은 대거 사라졌다. 대신 화려한 무대연출과 격렬한 안무로 영화와는 또 다르게 뮤지컬만의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Point 5. 사라진 인물

영화에서는 등장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습을 볼 수 없는 인물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랭크 파머의 아버지였던 허브 파머(랄프 웨이트)가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허브는 레이첼과 프랭크가 시골로 도피한 뒤 레이첼에게 프랭크의 숨겨진 진실을 알려주는 역할을 았는다. 반면 뮤지컬에서는 프랭크의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도 이미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또한 레이첼의 운전기사였던 싸이(게리 캠프) 역할 또한 뮤지컬에서는 사라졌다.

내년 3월5일까지 LG아트센터.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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