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부산의 전민근·최성희 부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에 경찰은 유력 용의자로 노르웨이에 거주중이며 전씨의 전 애인인 장미진(가명)을 지목했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고 진술서만 제출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행동은 의심을 더 증폭 시키고 있다.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3년 동안 생사를 알 수 없는 전민근·최성희 부부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취재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한지 6개월만에 부부는 3년 전 아파트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둘이 떠나면서 아파트에 다툼의 흔적이나 출입국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빨래도 널어놓은 채였고, 애완견과 차도 그대로 둔 채였다. 아파트에 20대 이상의 CCTV가 설치돼 있지만 그 어떤 CCTV에도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밤에 비상 계단으로 내려가 CCTV 사각지대로 나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담당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장씨를 의심했다. 장씨는 사라진 전씨의 전 연인이다. 지인들 역시 장씨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중 경찰이 장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는 전씨와 함께 사라진 부인 최씨의 담당 의사로부터 최씨 부부가 장씨에 괴롭힘을 당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장씨는 부부가 살아졌을 당시 한국에 입국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죽은 아이의 기일이라 고국을 찾았다고 진술한 그녀는 6월 20일 비행기 티켓을 끊어놨다가 7일로 변경해 급히 돌아갔다. 장씨는 그 이유로 "남편의 회사 일 때문에 급히 돌아갔다"고 했다. 

이후 장씨의 오빠는 제작진에게 "한국에서 수사에서 최대한 수사에 협조했다며 경찰이 노르웨이에 온다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외국에서 직접 검거가 어려우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해당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으로 사실상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이후 경찰이 인터폴 수배를 요청했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한국이 요청한 장씨의 소환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수사가 진전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장씨는 지난 2014년 결혼 후 노르웨이로 떠났다. 전씨는 2015년 최씨와 결혼했다. 제작진이 어렵게 만난 장씨의 전 남편 역시 결혼을 한 후에도 전씨와 연락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이혼 전임에도 그 사실을 주변에 숨기지 않았다고. 

전씨의 어머니에 따르면 장씨는 두 번째 결혼 후에도 전씨와 몇 시간씩 통화를 했다. 어머니는 "민근이는 한마디 얘기도 안했다. 근데 상대에서 소리지르는데 다 들렸다"고 당시를 전했다. 

장씨는 노르웨이에 거주하면서도 전씨와 자주 전화통화를 했고, 밴드를 하던 그에게 밴드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가라고 요청했다고. 심지어 그녀는 전씨의 아버지에게도 동일한 요구를 했다고 전해졌다. 

전씨의 지인들은 전씨가 1년 가까이 장씨를 피하며 혼자 마음의 정리를 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장씨는 자기 인생이 행복하지 못하게 흘러가는 것은 민근이 탓이라고 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전씨의 탓으로 돌렸다고.

그러면서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본인은 전씨와 연인 사이도 아니고 협박한 사실도 없다며 오히려 전씨로부터 협박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적었다. 경찰은 당사자가 아무도 없기에 해당 사실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들은 전씨와 장씨의 지인들은 "도대체 왜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사를 하던 제작진은 앞서 2년 전 노르웨이를 찾았다. 하지만 장씨를 만날 수 없었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부부는 2년 정도 거주했지만 경찰에 두 번째 답변서를 제출한 뒤 이사를 간 것이었다. 장씨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장씨의 남편 회사를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장씨의 남편은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둘이 많이 논의했는데 둘다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더 이상의 연락을 거부했다.

그러던 중 노르웨이 교민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장씨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녀가 자주 가는 장소를 알려준 것. 제작진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노르웨이에 장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다. 하지만 만날 수 없었다.

또한 노르웨이에 있는 한인 변호사는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주소와 이름만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장씨의 남편 이름으로 부부의 새로운 주소를 확인 후 제작진은 찾아갔다.

제작진은 직접 찾아갔지만 창은 모두 커튼이 쳐 있었고, 문은 닫혀 있었다. 이웃집 주민은 동양인 부부가 살고 있지만 올해는 못봤다고 했다. 해가 진 후 불빛이 보였고, 제작진은 다음날 찾아가 열려있는 창문으로 장씨를 발견했다. 하지만 역시 만나지 못했다.

이런 제작진에 전씨의 어머니가 함께 만나겠다며 동행을 요청했다. 하지만 장씨는 어머니와의 만남도 허락하지 않았다. 제작진과 어머니가 집 앞에 서성이자 장씨 부부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어머니는 경찰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부부는 이를 받기를 거절했다. 어머니는 "이렇게까지 못 데려오는 것에 대해 너무 답답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현재로서는 장씨를 소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면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한 법조계 전문가는 "3일이라는 기간을 손 놓고 있었다"고 했다. 노르웨이 법에 따르면 재판 시작일로부터 3일 안에 항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통지를 늦게 받았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종된 최씨의 부모는 3년째 기념일에 아무 연락도 없는 딸 부부의 웬만한 물건은 다 정리했다. 집도 계약 기간이 끝났다. 최씨 부모는 "3년이라는 세월을 어떻게 기다려야할지. 법무부도 나라에서도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답답해했다.

법조계 전문가는 "장씨 본인이 무죄라고 하면 들어와서 협조하고 해명해야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이분은 영원히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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