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칸으로 떠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인전’은 악으로 무장한 세 사람의 숨막히는 심리 게임, 액션으로 15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마동석표 액션, MCU(마동석 시네마 유니버스) 등 마동석을 향한 다양한 수식어들이 붙고 있지만 그는 이를 신경쓰지 않고 ‘악인전’을 통해 자신이 배우로서 가고자 하는 길을 걸으려고 한다.

‘악인전’은 마동석의 액션, 김무열의 새로운 모습, 김성규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부산행’에 이어 다시 한번 칸에 초청받은 마동석은 그 당시 칸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번에 레드카펫을 밟게 되는 영광에 웃음 지었다.

“칸에 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에요. 영화제 측에서 저희 작품을 좋게 봐준 것 같아 기뻐요. 개인적으로 딱히 칸 레드카펫에 서기 위해 준비한 건 없어요. 제가 옷을 다 맞춤 제작하기 때문에 특별히 의상을 준비하지도 않았어요. 영화 속 장동수 옷을 그대로 입고가면 웃길까요? 실제로 장동수 의상이 2005년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만큼 그때의 자료들을 수집해서 만든 것이에요. 바지통이 크고 스타일도 화려하죠. 저도 원래 그렇게 입고 다녀요. 딱 붙는 옷을 못 입어서요.(웃음)”

“제가 원래 착한 사람인데 액션 영화를 찍으면 또 다른 장르, 캐릭터에 갈증이 생겨요. 이번 영화에서 장동수 역은 갈증을 해소해주는 최적의 역할이었죠. 장동수는 폭력적이고 힘도 엄청 세잖아요. 살인마를 잡기 위해 악마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이 사람의 악마성을 드러내기 위해 대사 톤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특히 복싱을 했던 조직 보스라는 설정 때문에 주먹을 날리는 동작도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죠.”

마동석은 조직 보스 장동수 캐릭터를 ‘제가 맡은 가장 극한의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만큼 장동수는 영화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주먹을 날리며 살인마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동안 마동석이 다른 영화에서 정의로운 주먹을 주로 날렸다면 이번에는 악이 악을 잡기 위한 주먹을 휘두른다.

“장동수는 옆에서 말 실수를 하면 생니를 뽑아버리는 사람이에요. 제가 감정적으로 느껴도 장도수는 극한까지 간 캐릭터였죠. 사람을 샌드백 안에 넣고 두들겨 때리잖아요. 그 장면은 연기하면서도 충격적이었어요. 복싱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눈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에 맞으면 기절할 뿐만 아니라 크게 다쳐요. 나중에 살인마를 잡아 죽이려고 할 때도 ‘장동수는 살인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놈이구나’라고 생각했죠.”

“사실 제가 비슷한 영화, 캐릭터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줄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영화마다 제 모습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믿어요. 야구선수가 계속 타석에 서도 안타를 칠지 삼진될지 홈런을 칠지 모르잖아요. 현재 찍고 있는 ‘백두산’은 구강 액션이니 ‘악인전’과 좀 다를 수 있죠. 그렇다고 꼭 제가 다른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은 없어요.”

‘악인전’은 개봉 전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지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회사와 리메이크 제작을 하기로 했고 마동석 또한 출연 제의를 받았다. 기쁜 마음도 잠시 마동석은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를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과 자신의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액션으로 할리우드까지 입성하게 되는 마동석은 여전히 액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악인전’ 리메이크 소식을 개봉에 맞춰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계약서에 완벽하게 도장을 찍고 나서 발표하고 싶었죠. 솔직히 한국영화가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80% 이상이 제작과정에서 엎어져요. 영화에서 드러나는 한국과 미국 문화의 차이 때문이죠. 그래서 ‘악인전’을 현지에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콘셉트를 바꿔서 가져가봤어요. 리메이크 결정도 감사한데 저한테 동양인 갱스터 역할까지 부탁해서 좋았죠. 실베스터 스탤론 회사뿐만 아니라 30여군데에서 리메이크 제의가 들어왔어요. 다들 ‘악인전’을 좋게 봐서 기뻤죠.”

“예전 영화들에서 저도 많이 당했는데 관객분들이 잊어버리신 것 같아요. ‘감기’ 때도, ‘심야의 FM’ 때도 초죽음을 당했죠.(웃음) 이번 영화의 장동수 캐릭터는 ‘비스티 보이즈’ 캐릭터의 성공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액션영화를 많이 찍다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어요. 나이도 나이인지라. 언제까지 액션영화를 찍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같아서는 60세가 넘어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나이 들어서 액션의 통쾌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만 둬야죠.”

“이번 영화에 ‘범죄도시’ 출연 배우들이 많은 건 그 친구들이 잘하기 때문이었죠. ‘악인전’에서 다시 만나니 호흡이 더 잘 맞더라고요. 제가 가끔 보면 연기를 오래 안했는데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요즘은 연기 잘하고 못하고 구분 짓기보다 어떤 연기가 매력있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김성규, 허동원 배우 등 매력있는 배우들이 이번 영화에 참여해 좋았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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