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됐던 핀란드 헬싱키가 지난해부터 다시 한번 디자인과 예술을 즐기는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아모스 렉스’와 도서관 ‘오디’에 이어 올해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예술적 가치는 물론 핀란드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공간과 행사들이다.

사진=핀란드 관광청 제공(아모르 렉스)

# 핀란드 디자인의 정수가 담긴 새로운 랜드마크

디자인이 핀란드의 국가적 정체성으로 떠오른 계기는 1917년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이었다. 700여년간의 식민 지배 이후 핀란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짙던 시기, 디자이너들에게 국가를 재건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재건 과정에서 국민 일상의 큰 부분이었던 자연환경 또한 문화의 주요 요소로 녹여졌다.

헬싱키는 핀란드가 디자인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지난해부터 더욱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해 8월 헬싱키 한 광장에 문을 연 독특한 모습의 미술관 아모스 렉스다. 광장 중간중간 솟아있는 돔 형태의 설치물과 지하 전시공간으로 구성됐으며 놀이터 같은 공공 공간을 조성하는 돔들은 전시관으로 빛을 전달한다.

또 다른 랜드마크 헬싱키 중앙 도서관 오디는 20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미래의 도서관을 지향점 삼아 만들어져 선진 기술과 주변 자연환경을 적극 포용하는 설계로 주목받았다. 건물의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독서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

사진=핀란드 관광청 제공(니엘루)

# 자연친화적 예술을 향한 발걸음

올해 헬싱키 지역에서는 예술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탐구하는 행사도 한층 다양하게 열린다. 니엘루는 미식-예술-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축제다. 올해가 첫 회로 6월 눅시오 국립공원에서 진행된다. 축제는 철학자들의 자문 하에 기획된 공연, 설치미술 작품과 요리로 채워질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미술 작품이 설치된 숲속에서 식사를 즐기고 하룻밤을 지내며 예술가 및 철학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예술가 마을 피스카스 빌리지에서는 현재 피스카스 아트 & 디자인 비엔날레가 진행되고 있다. 60명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예술가가 한곳에 모였다. 피스카스 빌리지는 핀란드 국민 가위로 유명한 디자인 브랜드 피스카스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비엔날레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2020년에는 헬싱키 비엔날레가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장소는 군사 요새로 사용되다가 2016년 일반인에게 처음 개방된 발리사리 섬이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역사의 흔적 속에서 오늘날 핀란드의 디자인과 예술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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