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 김명수의 시너지가 ‘단 하나의 사랑’(연출 이정섭, 유영은/극본 최윤교)로 폭발했다. 동시기 첫 방송된 MBC ‘봄밤’(연출 안판석/극본 김은) 대비 기대치가 낮았던 ‘단 하나의 사랑’이 저평가 우량주였다는 것을 몸소 입증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 전작인 ‘닥터 프리즈너’의 최종회 시청률 15.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지만 방영 첫주 수목극 1위를 차지하며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단 하나의 사랑’은 당초 발레리나와 큐피트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의 판타스틱 천상로맨스를 표방하며 이른바 오그라드는 설정으로 흥행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쾌도 홍길동’, ‘제빵왕 김탁구’,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 ‘7일의 왕비’ 등 타깃 시청자층이 한정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흥행작을 연이어 만들어낸 이정섭 PD가 이번에도 완급조절에 성공했다. 스크린의 현란한 CG 기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일부 장면이 지적받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유연한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했다.
몇 년 사이 안방극장에서 판타지 로맨스의 성적은 낙제 수준이었다. 로맨스에 호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 시켰지만 시대극이나 장르물, 혹은 감성 드라마의 인기에 밀려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작품이 대다수. 지난해 신혜선 양세종 주연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도경수 남지현 주연의 ‘백일의 낭군님’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의 흥행을 손꼽기도 힘든 수준.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으로 주연 자리를 굳힌 신혜선은 ‘단 하나의 사랑’으로 그간 쌓아온 연기력을 방출하고 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17살의 정신연령을 가진 30살을 거부감없이 그려낸 데 이어, ‘단 하나의 사랑’에서는 시각장애로 꿈을 접은 발레리나로 시작해 조비서(장현성)를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신경질적인 상속녀의 모습을 흡인력 있게 연기해냈다. 특히 독보적인 눈물 연기에 시청자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설정을 매끄럽게 그려냈다는 칭찬을 보냈다.
김명수의 눈부신 발전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연기돌의 선입견을 깨부순 ‘미스 함무라비’에 이어 수다스러운 천사 단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낙천주의 천사라는 다소 허무맹랑한 설정을 김명수가 담백하게 재해석해 유려하게 안방극장에 펼쳐 보였다. 때문에 신혜선, 김명수의 연기 시너지가 극의 텐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히 주연 연기자들의 활약만 두드러지는 게 아니다. 이동건, 도지원, 김인권, 우희진, 김승욱 믿보배 군단은 강약을 조절하며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를 자연스레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이동건은 2회부터 본격 등장하며 이연서(신혜선)와 금니나(김보미)의 라이벌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단 하나의 사랑’이 좋은 평가 속에 흥행을 전망하고 있지만 속단할 수는 없다. 앞서 ‘닥터 프리즈너’의 흥행 바통을 넘겨받아 첫 방송 시청률이 9.2%까지 올라갔지만, 이튿날 8.6%로 하락했기 때문. 그러나 그만큼 ‘단 하나의 사랑’의 시청률이 얼마나 올라갈지도 미지수다. ‘봄밤’과 ‘단 하나의 사랑’의 대결구도가 굳혀진 상황에서 어떤 작품이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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