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밀러(미술작가·39)

 

1. 펜실베니아

내가 태어나 자란 정겨운 곳. 워싱턴과 뉴욕의 중간쯤에 있는 이곳은 바다가 면해 있어 겨울이 몹시 춥다. 생활에 지칠 때 늘 달려가고 싶어지는 추억의 장소다.

 

2. 플로리다

부모님은 여전히 펜실베니아에 사시지만 형제들은 플로리다에 거주한다. 쿠바와 가까운 플로리다는 따뜻한 날씨, 아름다운 파도와 비치, 아르데코 문화, 사람들, 이국적인 분위기가 너무 훌륭하다.

 

3. 카메라

나의 작업 도구이자 분신과 같다. 렌즈를 통해 피사체를 탐색하는 것은 이제 내 삶의 일부분이 됐다. 감성적인 흑백사진으로 유명한 라이카가 최고다.

 

4. 사운드 엔지니어링

포토 작업과 함께 내가 하는 일이다. 세상과 인간, 기계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이 작업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5. 전북 익산

한국에 와서 1년 간 머물렀던 도시다. 보수적인 분위기 탓에 조금은 지내기가 힘들었으나 미국과 다른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익힐 수 있었던 곳이라 소중하다.

 

6. 와인, 소맥

잘 숙성된 와인...마이 페이버릿 아이템 중 하나다. 한국에 와서 술의 새로운 경지를 체험하게 됐다. 원래 소주, 스파클링 와인은 싫어하는데 소맥은 맥주의 시원함과 위스키처럼 도수 높은 술의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어서 괜찮더라.

 

7. 레지던스

지금은 청주 미술 창작스튜디오에 6개월째 거주 중이다. 포트폴리오와 인터뷰 심사를 거쳐 1년 간 무료로 작업실(겸 숙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레지던스는 젊은 미술작가들에게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조용하고 쾌적한 청주 레지던스에서 30대의 마지막을 불사르는 중이다.

 

8. 프렌즈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고, 친구가 된다. 1인가구인 내게 있어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지금 이 곳에선 한국인 작가들, 독일과 일본에서 온 작가들과 어느 새 친구가 됐다.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미술을 하는 아티스트들이라 쉽게 통한다. 싱글들에게 교우관계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9. 오가닉 담배

담배는 내 싱글라이프의 절친이다. 하지만 가급적 건강을 위해 오가닉 담배잎을 구입해 직접 말아서 태운다. 향도 좋고 왠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 느낌적인 느낌이란...

 

10. 크리스마스 데이

외국에서 홈식(Homesick)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잘 지내는데 1년 중 딱 하루, 크리스마스엔 가족 생각에 흠뻑 빠져든다. 가족과 모여서 터키(칠면조)를 주 요리로 한 저녁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던 그 시간이 마구마구 그리워진다. 외롭고 슬퍼지는 날이지만 그 만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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