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에 대한 부산시의 해촉 결정 이후 재위촉 안건 상정여부 등을 처리하기 위해 2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BIFF 총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후유증으로 불거진 부산시와 BIFF 조직위원회 및 영화인들의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첫째. 서병수 ‘사퇴’ vs BIFF ‘정관개정’

 

지난 18일 BIFF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 독립성 원칙을 재천명하는 취지에서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넘기기로 했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임기 만료되는 이 위원장을 재위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민간이양’ 선언에 그쳐선 안 되고 정관 개정을 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둘째. 20일 이내 임시총회 개최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25일 총회에서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도록 하고 있는 정관 개정을 서둘러 달라”며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를 서 시장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이에 서 시장은 “소집요구서를 접수하는 순간 효력이 발생해 20일 이내 개최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담기 위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 만큼 (영화제)사무국과 논의해 신청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이양한다는 것인데 20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셋째. 이용원 위원장 재위촉 둘러싼 대립

 

 

참석자들은 이용관 위원장에 대한 재위촉 여부를 의안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 시장은 “거취와 관련해 부산시와 이 위원장 사이에 이미 의견이 조율됐다”며 마이크를 넘겼으나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한 참석자가 “총회 참석자 상당수가 재위촉 여부를 주요 안건으로 알고 참석했다. 의결사안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시장은 총회 폐회를 선언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넷째. 강수연 단독 집행위원장 체제 스타트

 

이날 정기총회를 끝으로 부산국제영화제 태동부터 참여했던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9년간 재직한 자리에서 물러난다.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운영된 BIFF조직위는 강수연 집행위원장 단독 체제로 유지된다. 강수연 공동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며 “임시 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고 개정된 정관에 따라 합리적으로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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